농심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연초 영화 '기생충'으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글로벌 인기 상품으로 등극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라면 판매량까지 증가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깡' 열풍으로 새우깡 등 과자 매출도 늘고 있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이 16.8% 증가한 6877억원, 영업이익은 101.1% 증가한 636억원으로 집계됐다.
깜짝 실적에는 오스카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짜파구리' 열풍이 주효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라면 특수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실제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급증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라면 소비가 급증했다. 농심의 1분기 국내법인 매출(수출포함)은 51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2% 증가했다.
짜파구리 열풍에 해외시장 성장도 돋보였다. 1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16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9% 증가했다. 짜파구리 열풍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미국과 중국·일본·유럽 등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농심은 미국·중국 현지 공장을 풀가동했고, 해외법인별 유통망도 확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콕족’ 의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온라인 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마트,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의 시식과 프로모션 활동이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판촉 비용도 줄었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무엇보다 효자상품 '새우깡' 인기가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다.
농심은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23일까지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70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온라인에서 퍼진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트)' 현상이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새우깡 인기는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진 '깡' 열풍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깡은 가수 비가 2017년 발매한 앨범 '마이 라이프 애' 타이틀곡 제목이다. 비가 깡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춤과 가사가 뒤늦게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중독성이 강해 하루에 한 번 뮤직비디오를 봐야 한다는 의미로 '1일 1깡'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농심도 비를 새우깡 광고 모델로 선정해 '밈'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비가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새우깡 광고 모델로 선정, 지난달에는 6년 만에 새우깡 포장 디자인을 새롭게 바꿔 트렌디한 느낌을 더했다.
농심 관계자는 "SNS에는 '1일 1깡' '식후깡' 등 해시태그와 함께 새우깡 구매 인증사진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며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농심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14.2% 증가한 6487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392.4% 증가한 4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해외에서의 K-푸드 바람을 탄 라면 수요 증가도 농심의 호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농심은 지난 13일 올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이 신라면 등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 대비 35% 성장한 1억6400만 달러(약 1969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올해 '트리플 호재'를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올해 식품업계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농심의 선전이 단연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