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 바뀔까. 지난해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개인상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14개 부문 모두 수상자가 교체됐다. 올시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리그 중반에 접어들고 있지만 디펜딩챔피언이 1위인 부문이 하나도 없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됐던 결과다. 수상자 중 2명이 KBO리그를 떠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투수 3관왕(다승, 승률, 탈삼진)에 오른 조쉬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재입성에 성공했다. 타점왕 제리 샌즈는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선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 중 하나인 평균자책점 부문 1위는 구창모(NC 다이노스, 1.48), 에릭 요키시(키움, 1.62)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관왕을 노린 린드블럼을 가로막았던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10위권 밖에 있다. 5.65를 기록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뒤에서 세번째다. 양현종은 지난해에도 초반 부진했다가, 개막 두 달째부터 반등에 성공하긴 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세이브왕 하재훈(SK 와이번스), 홀드왕 김상수(키움)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하재훈(4세이브)은 부진 때문에 마무리 보직을 아예 내려놨다. 김상수(5홀드)도 한 차례 2군에 다녀오는 바람에 1위 전상현(KIA, 12개)과 격차가 크다.
타자는 지난해 타율·출루율·장타율 3관왕 양의지(NC)가 잔부상에 시달려 2년 연속 수상은 어렵다. 15일 현재 양의지는 타격 26위(0.296), 출루율 28위(0.371), 장타율 13위(0.531)다. 세 부문에선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 이정후(키움)가 경쟁중이다. 지난해 데뷔 첫 도루왕에 오른 박찬호(KIA)는 올시즌 출루율이 떨어지면서 8개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서건창(키움, 15개)이 1위.
그래도 2연패 가능성이 있는 부문은 홈런과 최다안타다. 지난해 197안타를 쳐 이정후를 4개 차로 따돌렸던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안타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60경기에서 91안타를 쳐 로하스에 1개 뒤진 2위다. 이정후(87개)까지 세 선수가 경쟁중이다.
지난해 통산 다섯 번째 홈런 타이틀을 거머쥔 박병호(키움)은 16번 담장을 넘겨 2위다. 로하스와 격차는 5개. 적지 않은 차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라면 충분히 역전을 노릴 수 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박병호는 7월 들어 정확도(타율 0.295)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홈런도 늘었다. 득점 1위였던 김하성(키움, 52개)은 로하스(55개)를 3개 차로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