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배우 이정현이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를 통해 좀비 여전사로 변신했다. "액션 연기가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며 변신 소감을 전했다.
이정현은 16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반도'에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결혼 후 달라진 점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보였다.
15일 개봉한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2020년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은 물론 해외 185개국 선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정현은 극 중 폐허의 땅에서 들개가 된 생존자 민정 역을 맡았다.
개봉 첫날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반도'. 이에 대해 이정현은 "기뻤다. 이 시국에 이렇게 많이 보러 와주시고, 극장가도 너무 어려운데, 이렇게 활력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정말 기뻤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워낙 걱정을 많이 해서. 코로나19도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관객들이 극장을 과연 찾아오실지 걱정했다. 개봉을 해도 되는 건지 감독님에게도 물어봤다.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연상호 감독의 팬이었다는 이정현은 "정말 좋았다"며 재차 연 감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정현 "연상호 감독님에게 연락을 받아서 일단 기뻤다. 애니메이션 하실 때부터 감독님의 팬이었다. '부산행'도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다. 그냥 무조건 다 좋았다.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다"며 "어느날 갑자기 문자가 왔다. 어떻게 지내시냐면서 '저랑도 영화 같이 하셔야죠'라고 하더라. 그리곤 시나리오를 받았다. 읽었더니 정말 좋았다"고 했다.
연상호 감독 덕분에 소망하던 액션 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이정현. 시키지도 않은 연습까지 해가며 집중했다고.
이정현은 "액션이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해서, 감독님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액션 스쿨에 갔다. 땅 구르기부터 몇 가지 연습을 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현장에 갔더니 단순한 동작만 시키더라. 신기했던 게, 그 간단한 동작이 영화에서는 강하게 보였다. 감독님은 딱 필요한 컷만 찍는다"며 웃었고, "액션을 되게 해보고 싶었다. 배우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장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원과도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정현은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멋있었다. '저게 사람일까' 할 정도였다. '이래서 강동원 하는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니 정말 착하고 예의 바르더라. 영화밖에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연애도 안 하는 것 같더라. 단점이 있다면, 쑥스러움이 많아서 말을 잘 못한다는 것? 또 어떨 때는 개구쟁이 같다. 톱스타 이런 의식도 없다"고 전했다. 이정현 테크노 여전사에서 좀비 여전사로 변신한 소감을 묻자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 "그때는 너무 많이 꾸며졌었다. 나이도 지금보다 스무살이나 어렸다. 생각은 잘 나지 않지만, 지금과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다른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영화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하니까. (액션 연기가)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고 답했다.
무대에서 강렬한 테크노 여전사였고, 스크린에서도 강한 좀비 여전사였던 이정현은 알고 보면 사랑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소녀였다.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치열했던 마음이 많이 느슨해지기도 했다고.
이에 대해 "나이 들면서 느낀 게, 마음을 놓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한다. 정말 기대 안 하려고 한다. 대신 좋은 일 생기면 감사해한다.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 너무 기대하면 실망이 크다. 20대 때에는 그래서 힘들었다"며 "결혼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 '리미트'라는 영화를 한창 촬영 중이다. 이전보다 결혼하고 나니 촬영장에 가면 집중력이 많이 생긴다. 남편 분이 항상 강아지와 함께 집에 잘 있어주니까, 마음이 편하더라. 제가 잘 될 때나 못 될 때나 제 편이 있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