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재산 분할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는 21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세 번째 변론을 열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차 변론에 이어 이날도 출석하지 않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재판은 양측의 소송대리인만 나온 가운데 약 45분 동안 진행됐다. 1, 2차 변론과는 달리 40분 이상 재판이 열리면서 양측은 치열한 재산 분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양측 소송대리인은 재판을 마친 뒤 "오늘 어떤 내용을 다뤘나", "재산목록 제출에 관해 확인이 이뤄졌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비공개 재판이라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재판부는 재산 분할에 대비해 양측의 재산 보유 현황을 정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했고, 노 관장 측은 전날 법원에 3건의 감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감정신청서는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 중 재산 분할 과정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토지나 건물의 시세 확인서 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제출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최근 각각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김현석(사법연수원 20기) 변호사와 전주지법원장을 지낸 한승(17기)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변호인단 규모를 키웠다. 이날 재판에는 이들을 포함해 양측에서 각각 3명의 변호인이 출석했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격 차이를 이유로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혔고,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재판으로 이어졌다. 이혼에 반대해오던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내면서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의 SK㈜ 보유 주식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시세로 환산하며 1조4000억원대 소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