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화장품 업계의 부진에도 2분기에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면세점 채널이 사실상 막혔고, 화장품 소비도 줄어든 가운데 거둔 좋은 성적이다. 업계는 LG생건의 선전 비결을 화장품 외에도 음료와 생활용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찾는다.
LG생건은 올 2분기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303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0.6% 증가했다. 이에 LG생건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1% 증가한 637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반기 최대 이익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악재도 LG생건은 비켜 간다.
국내 화장품 기업은 코로나19 사태와 안팎의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경쟁상대인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81% 감소한 1조117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8.09% 줄어든 368억원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장품 업계 '대장주'인 LG생건의 부진이 안팎에서 전망된 배경이다. 그러나 LG생건은 또다시 사상 최대 반기 영업이익을 작성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비결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다.
LG생건도 화장품 부분에서는 눈물을 흘렸다. 뷰티 사업의 상반기 매출 1조9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줄었고, 영업이익 3998억원으로 15.3% 감소했다. 면세점 채널이 사실상 개점휴업을 했고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화장품 소비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LG생건의 매출을 받치고 있는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은 언택트 소비를 타고 날개를 달았다.
세제와 비누·샴푸 등을 취급하는 생활용품 사업은 상반기 매출 9415억원과 영업이익 128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6.4%, 79.4%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위생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으로 풀이된다.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료수도 잘 팔렸다. LG생건은 국내 코카콜라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코카콜라 외에도 ‘몬스터에너지’, ‘조지아’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음료 사업 역시 상반기 매출 7482억원, 영업이익 1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35.8% 증가했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생활용품 부문과 음료사업 부문 실적이 면세 채널 부진 영향이 컸던 화장품 사업 부문의 실적 감소를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조미진 NH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부문 매출 타격은 하반기에도 불가피하다"면서도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에서도 고마진 제품 및 채널 확대 등 믹스 개선 진행으로 전 사업부 체력과 실적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