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시장.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에 이레와 구교환이 있었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의 최고 수혜자는 단연 신정근이 될 전망이다. 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백두호 부함장의 위엄이다.
이번 영화에서 신정근은 잠수함 전투의 북한 최고 전략가, 백두호 부함장 장기석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장기석은 군인으로서 자신의 소신에 따라 당의 군사적인 결정에 반대했다가 백두호 부함장으로 강등된 인물이다. 투철한 군인 정신을 가진 부함장은 평범한 훈련인 줄 알았던 잠수함 출정이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뿐만 아니라, 북 위원장(유연석)까지 납치한 쿠데타임을 알게 되면서 핵잠수함 내에서 또 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장기석의 옷을 입은 신정근은 최고 전략가다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진정 조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인물의 심도 깊은 내면을 그만의 관록과 완숙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작전을 지시하는 냉정한 목소리와 강단있는 행동력, 고생하는 부하들을 포용하는 따스한 눈빛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끌어 올리는 신정근은 '강철비2: 정상회담'의 진정한 히든카드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장기석의 진두지휘에 따라 깊은 바다에 함께 빠져든 순간, 나침반을 확인하는 찰나까지 섹시하게 느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양우석 감독은 "잠수함 영화에서는 함장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스토리상 꼭 필요한 설정들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다 정우성의 존재감까지 빼앗아 가면 어쩌나' 싶어 균형감을 맞췄다"며 "잠수함 전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리로 모든 걸 판단하고 싸운다는 점에서 '장님 검객'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신정근 배우는 특히 하드보일드한 연기가 인상깊은 배우였기에, 이 배역을 더욱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 같다"고 극찬했다.
신정근이 장기석으로 분하게 된 뒤에는 정우성의 적극적인 추천도 한 몫 했다. 두 배우는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정우성은 후반부 투톱으로 비춰질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돋보이는 장기석 역할에 익히 지켜 본 신정근이 제격이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연극무대에 이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분야와 장르, 캐릭터를 구분 짓지 않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만능 배우 신정근이기에 신정근의 '강철비2: 정상회담' 합류가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다.
신정근은 "양우석 감독은 백두호의 부함장 캐릭터에 대해 '포커페이스지만 동생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인물'이라 소개 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친한 형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려했다"고 귀띔했다. 전투함 액션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을 대표하는 인물로 '강철비2: 정상회담'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품은 신정근. 영화관이 아니었다면 기립박수가 터져도 몇 번은 터질 명장면을 완성했다. 소리없는 눈물샘은 빵 터질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