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로 두 경기 연속 취소되고 열린 KIA-KT 광주 경기. 승패를 떠나 야수진의 멋진 수비가 빛났다.
두 팀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시즌 10차전을 치렀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 KT도 1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선발로 냈다.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데스파이네가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에 판정승을 거뒀다.
데스파이네가 순항할 수 있던 이유는 1회말 선두타자 승부에서 외야수 배정대가 빼어난 수비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데스파이네는 이창진에게 좌중간 담장 직격 장타를 허용했고, 이창진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향했다. KT 중견수 배정대는 담장을 맞고 가운데 방향으로 흐른 공을 재빨리 잡아 바로 3루 송구를 했다. 한 차례 바운드 된 뒤, 3루수 황재균이 잡기 좋은 높이로 향했다.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공이 담장을 맞고 한동안 흘렀기 때문에 이창진의 주루도 문제로 볼 순 없었다. 배정대의 강한 어깨가 빛났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수비력과 더불어 어깨까지 좋은 젊은 외야수는 오랜만에 본다"며 배정대의 등장을 반겼다. 고평가 이유를 증명했다.
KT 야수진은 이후에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원상의 빗맞은 타구가 좌측 선상을 타고 흘렀다. 3루수 황재균이 맨손 포구 뒤 옆동작으로 송구를 시도했다. 한 발 차리로 타자 주자의 발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지만, 어려운 동작을 매끄럽게 해냈다. 바로 이어진 상황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나주환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심우준 앞으로 향했고 그도 맨손 캐치 뒤 송구를 했다. 다시 세이프. 결과를 떠나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KIA 우익수 터커도 응수했다. 4회초 1사 2루에서 장성우가 우익수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생산했다. 안타로 보였다. 그러나 터커가 몸을 날려 이 공을 잡아냈다. 바로 리터치 없이 3루로 향한 배정대를 잡기 위해 송구를 했고, 더블아웃으로 연결시켰다.
2경기가 순연된 탓에 10월 일정이 빡빡해졌다. 그러나 이틀 동안 휴식을 취한 선수들의 몸놀림은 매우 가벼웠다. 승부를 떠나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