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파이네는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시즌 17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7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수는 107개. 8안타를 허용했지만 볼넷은 1개뿐이었다. 실점도 1점이다. KT는 4-1로 승리했고, 데스파이네는 시즌 8승(5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4.41에서 4.20으로 낮췄다.
1회 위기에서 야수 지원을 받았다. 선두타자 이창진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중견수 배정대가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3루 진출을 시도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첫 실점은 4회말. 1사 2·3루에서 나주환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이 실점이 데스파이네의 이 경기 마지막 실점이었다. 이후 7회까지 KIA 타선을 잘 막아냈다. 타선은 그사이 그에게 3점을 지원했다. 8회 등판한 좌완 조현우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KT 타선도 9회 공격에서 조용호의 타점으로 1점을 더 달아났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이보근이 리드를 지켜냈다.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뒤 등판을 선호한다. 이 경기도 그 루틴을 지켰다. 코칭 스태프의 배려 덕분이다. 이강철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다른 투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루틴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고, 나는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말아라고 답해줬다"고 했다. 자신의 루틴을 지키기 위해 고집을 부린 게 아니다.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
원래 5일 휴식 뒤 등판이라는 정석 로테이션을 지켰다면 다른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등판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양보를 받았다. 데스파이네는 좋은 투구로 팀에 부응했다.
경기 뒤 데스파이네는 "비로 경기가 취소되었지만, 루틴을 지킬 수 있도록 이해해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한국 야구 투수 레전드셔서 면담 때도 그렇고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사령탑과의 소통 효과를 전했다.
다른 투수보다 등판이 많다. 이닝 소화도 많다. 체력 관리는 변수다. 그러나 데스파이네는 "나도 마운드 위에서 120개까지 던질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항상 컨디션을 잘 유지한다. 트레이너들도 내 베스트 컨디션을 위해 애쓴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데스파이네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등판한 두 경기에서 13⅔이닝을 소화하며 4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경기 뒤 그는 "특별히 체력 관리를 위해 음식을 먹거나 가리는 것은 없지만, 이곳 광주 식당에 나오는 사골 육개장이 내가 한국에서 맛본 음식 중 가장 맛있더라 더 힘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유가 있는 호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