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9%(연율)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지난 1분기 -5.0%로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데 이어 하락폭을 훨씬 더 키웠다. 2분기 GDP 감소폭은 미 정부가 194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종전 기록인 1958년 2분기 -10%의 3배 이상이고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8.4%의 4배에 가깝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2분기 성장률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일 것으로 추정했고, CNBC방송은 1921년 2분기를 넘어서는 역대 최악의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대공황을 포함해 지난 2세기 동안 30차례가 넘는 경기침체 중 짧은 기간에 이렇게 급락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로 올해 1∼2분기 연속 역성장이 확인됨에 따라 미국의 경기침체 진입도 공식화됐다. 통상 GDP 증가율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다만 이날 발표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4.5%)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적었다.
코로나19 셧다운과 자택대피 명령,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상점과 기업이 문을 닫고 시민이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미 경제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것이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2분기 경제 피해는 대부분 4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에는 일부 경제활동 재개로 소비 지출이 늘어나고 사상 최대인 3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가 집행된 덕분에 GDP 감소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GDP는 다시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미국 내 다수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이에 따라 경제활동 재개 조치가 중단된 탓에 반등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