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전격사퇴했다. 성적부진이 이유였다. 서울은 최 감독 사퇴소식과 함께 "차기 감독 선임은 현재 미정입니다"라고만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1일 열린 성남 FC와 K리그1(1부리그) 14라운드에서 김호영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지휘했다. 최 감독이 사퇴한 후 첫 경기이자 감독대행으로서 데뷔전이었다. 그는 반전에 성공했다. 서울은 성남에 2-1로 승리했다. 최근 3연패를 포함해 4경기 동안 1무3패를 기록했던 분위기를 바꾸었다. 또 그동안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공격수 윤주태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카드를 꺼냈고, 윤주태는 멀티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책임졌다. 최 감독이 고수했던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나선 것도 인상적이었다. 최근 대량실점으로 무너졌던 서울 수비진은 1실점으로 막아냈다. 19세 신예 정한민을 파격적으로 선발로 내세운 것 역시 먹혀들었다. 그는 K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강렬한 모습을 선보이며 희망을 제시했다. 서울이 경기력적으로 완전한 반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승점 3점이라는 결실과 함께 여러 가지 변화가 통한 것은 사실이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김 감독대행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금 그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사퇴한 다음 감독대행을 선임한다. 이 감독대행에게도 임기가 있다. 차기 감독을 선임할 때까지라던가,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치러 결실을 내면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킨다던가. 하지만 서울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을 만들었다. 지금으로서 김 감독대행이 계속 할 건인지, 새로운 감독이 올 때까지만 할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성남전이 끝난 뒤 김 감독대행은 "어느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한 경기만 생각했다. 구단에서 확실한 무언가를 답한 상황은 아니다. 서울의 모습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생각은 다 뺐다. 정말 욕심 없이 했다. 이후의 일은 나도 모르겠다. 내가 이 부분에 대해 할 수 있는 말도 없다"고 밝혔다.
서울은 성남전이 끝난 뒤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관계자는 "최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하고 이틀 뒤에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김 감독대행과 그 어떤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진지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우선 성남전 경기 준비에 집중하도록 했다. 성남전이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김 감독대행 의지도 들어봐야 하고, 구단의 구상과 생각도 정리를 해야 한다. 다음 경기(7일 강원 FC전) 전까지는 김 감독대행의 거취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