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이쯤 되면 비가 원망스러울 법하다. 적어도 우천으로 등판이 7차례 물 건너간 롯데 장원삼(37)에게는 그렇다.
5일 인천에서 진행된 SK-롯데전으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롯데가 3-1로 앞선 3회 초 공격 상황에서 우천 중단이 선언됐고, 결국 8시 2분 더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날 롯데의 선발 투수가 장원삼이었다. 2회까지 3피안타 1실점 했고, 롯데가 3-1로 앞선 상황이었는데 시즌 첫 승 기회를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특히 SK전에서만 이날 포함해, 총 네 차례나 우천으로 등판이 물거품 됐다.
장원삼은 앞서 선발 등판이 예고된 날에 우천 취소만 6차례 경험했다. 선발 등판 횟수(4회)보다 선발 예고 후 취소된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앞둔 5월 9일 사직 SK전에서 처음 우천순연을 경험했다. 이어 7월 12일과 13일 사직 두산전, 7월 22일과 7월 23일 인천 SK전에서 각각 이틀 연속 우천으로 등판이 취소됐다. 또 7월 29일 사직 NC전도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최근 수도권 지역에 비 예보가 계속돼 이날 역시 등판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경기 3시간여를 앞두고 문학구장의 날씨는 맑았다.
경기는 정상적으로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장원삼은 2회 1점을 내줬지만, 야수진의 득점으로 기분 좋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그런데 3회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올 시즌 7번째다. 롯데는 6일 선발 투수로 댄 스트레일리를 예고했다.
장원삼의 올해 성적은 5경기에서 승리 없디 2패, 평균자책점 7.59에 그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성적과 달리 임시 선발로 나서서 6이닝 투구를 두 차례나 했다. 야수진의 실책, 코칭스태프의 투수 교체 미스 등으로 선수단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우천으로 인한 잦은 등판 취소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는 대개 등판일에 맞춰 루틴을 지키는데, 이처럼 등판이 자주 취소되면 관리가 어렵다. 허문회 롯데 감독도 "장원삼의 등판 상황이 우천으로 불규칙해졌다"며 어려움을 내다봤다.
장원삼은 삼성 소속이던 2018년 5월 23일 대구 롯데전 이후 800일 넘게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후 LG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동안 122승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베테랑 투수 장원삼은 요즘 1승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