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케이 마담'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후 첫 번째 코미디 장르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비행기라는 특정 공간을 배경으로 남북 소재를 차용했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로 재미를 더한다. 보기만해도 시원하고, 다소 가볍게 선택하기 쉬워 보이는 강점이 새로운 흥행 길을 열어줄지 주목된다.
'로코퀸' 엄정화를 필두로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이선빈이 의기투합, 끈끈한 팀워크와 각개전투 활약을 동시에 펼친다. 특히 5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엄정화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곳곳에서 등장하는 카메오는 '오케이 마담'의 필살기이자 히든카드. 보는 맛을 꼼꼼하게 챙겼다.
시작은 현 박스오피스 1위 '다만 악을 구하소서'를 넘지 못했지만,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을 기대해볼만 하다. 대만·홍콩·마카오·인도네시아·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해외 8개국 선판매를 완료했다.
출연 엄정화·박성웅·이상윤·배정남·이선빈 감독 이철하 장르 코미디·액션·드라마 줄거리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펼치는 구출 작전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한줄평 하정우 '롤러코스터' 재발견 별점 ●●○○○
신의 한 수: 기승전'엄정화'다. 타이틀롤 엄정화가 곧 영화의 정체성이다. 완성도를 떠나 어떤 작품에서든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던 엄정화는 '오케이 마담'에서도 최선 그 이상의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한다. 사랑스럽고 멋있고 예쁘고 혼자 다 한다. 아쉽게도 영화는 빈틈이 많지만 엄정화는 단 1%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 러닝타임내내 '역시 엄정화'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생애 처음으로 도전한 액션도 수준급. 날렵한 속도에 쭉쭉 뻗어내는 손발의 합이 좋다. 뽀글 펌과 승무원복, 트레이닝복까지 어울리지 않는 패션도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박성웅·이상윤·배정남·이선빈도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 노고가 스크린을 뚫고 나온다. 특히 관객들이 빵빵 터질만한 대사와 장면은 대부분 박성웅의 애드리브가 빛난 신. 연기신은 장르불문 연기신이다. 정만식·김남길 등 익숙한 얼굴들의 깜짝 등장은 때마다 반갑다. 꽈배기를 직접 맛볼 수 없는 관객들에겐 '카메오 맛집'으로 통할 일이다.
신의 악 수: 애쓰는 배우들이 측은할 정도로 중구난방이다. 소재와 설정은 좋은데 풀어내는 방식이 영 아쉽다. B급으로 분류하기도 애매한 결과물. 스케일은 키웠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뭐 하나 찰떡같이 어우러지지 않는다. 펼쳐놓은 떡밥 회수는 끝까지 꼼꼼하려 노력하지만 개연성은 아예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반전과 스포일러 역시 드라마틱하지 않을 뿐더러 그 조차 캐릭터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때문에 '저게 끝이야?' '왜 저래' 싶을 정도로 쓸모없는 인물들이 더 많아 보인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아무리 극적으로 꾸민 영화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돼?'라는 헛웃음도 100번 쯤 터진다. 시간을 훌쩍 건너 뛰지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혼자 그대로인 이상윤의 비주얼부터 의아하다. 애초부터 이해를 포기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편하다. 아무 생각없이 웃기라도 했다면 그나마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