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로 인해 K리그1(1부리그) 일정이 바뀌었다. 성남 FC는 '지옥의 5연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0월 재개 예정인 ACL 동아시아지역 경기 일정에 대비해 하나원큐 K리그1 2020 정규리그 17라운드부터 22라운드까지 6경기 일정을 조정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앞서 AF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기한 중단됐던 ACL 동아시아지역 G조와 H조의 경기를 10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K리그1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K리그에서는 수원 삼성이 G조, 전북 현대가 H조에 속해 있고 E조와 F조에 속한 FC 서울과 울산 현대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연맹은 ACL 재개 발표 이후 구단 대표자 회의를 거쳐 K리그1 일정을 변경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K리그1 21라운드 경기는 9월 15일과 16일 개최된다. 10월 4일 최종전으로 예정됐던 22라운드 경기는 18라운드로 변경돼 이달 25일과 26일 치러진다. 최종전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22라운드는 9월 20일로 변경, 6경기가 일제히 킥오프한다.
바뀐 일정에 가장 난감한 팀은 성남이다. 성남은 일정 변경으로 인해 17라운드부터 21라운드까지 '지옥의 5연전'을 치른다. 성남은 17·18라운드에서 연달아 1위 울산과 2위 전북을 만난 뒤 19라운드에서 포항(4위), 20라운드 상주 상무(3위), 21라운드 대구 FC(5위)와 경기를 치른다. 상위 5팀과 연달아 만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성남은 지난 주말 나상호의 멀티 골에 힘입어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고 파이널 A 마지노선인 6위로 뛰어올랐다. 인천전 직전 11위였던 성남이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단숨에 5계단을 점프한 것이다. 이처럼 6위 성남(승점17)을 필두로 7위 강원 FC, 8위 서울(이상 승점16), 9위 부산 아이파크, 10위 광주 FC(이상 승점15), 11위 수원 삼성(승점14)까지 6개 팀의 승점 차는 1~3점에 불과하다. 한 경기 결과로도 순위가 크게 뒤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일정 변경으로 인해 성남은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더구나 '지옥의 5연전'의 시작인 17라운드 울산전과 18라운드 전북전은 모두 성남 홈에서 치러진다. 올 시즌 성남은 4승5무6패(승점17)를 기록 중인데, 4승(3무1패)을 모두 원정에서 얻었다. 홈에서는 2무5패로 부진했다.
성남으로서는 순위가 낮은 16라운드 부산전, 22라운드 광주전 승리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여기에 얇은 스쿼드로 인한 선수단 체력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FA컵 8강전 주중 경기를 치른 뒤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염려했던 김남일 성남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