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를 향한 이강철(54) KT 감독의 속내다.
쿠에바스는 지난 12일 수원 SK전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다소 성급한 정면 승부로 실점을 자초하는 모습이 있었다. 2019시즌에도 박빙 상황, 실점 위기에서 변화구보다 포심이나 투심 패스트볼 위주 투구를 하다가 고전한 바 있다.
지난 7월 31일 SK전에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3회말 2아웃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18일 삼성전 무대는 대구. 현재 폭염이다. 악재가 많은 상황.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바로 전 SK(8월 12일)전 등판에서는 더위 탓에 고전한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몸 상태도 경기를 치르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쿠에바스의 최근 등판 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정면승부가 필요할 때는 안 하고, 굳이 안 해도 될 때는 한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이고 시속 150㎞대 빠른 공을 곁들여 승부하는 패턴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1선발 오드시라머 데스파이네를 사례로 들며 "결과가 좋다 보니 선수(데스파이네)도 '이게 맞는구나'하는 생각이 든 모양이다. 쿠에바스는 이미 한 시즌(2019)을 치른 투수다. 좋은 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아쉽다"고 했다.
이 감독은 작년에도 다소 정면 승부 투구 패턴에 대해 쿠에바스와 면담을 진행했다. 선수가 수긍했고, 후반기에는 1선발급 투구를 보여줬다. 되살아난 고집에 대해 당장 지적을 하진 않을 전망. 일단 이 감독은 "생각의 변화가 조금 필요할 것 같다"며 선수 스스로 바람직한 투구가 무엇인지 수긍하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