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중 유일한 순이익 적자, 롯데쇼핑 영업이익 98.5% 급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롯데그룹의 올해 상반기의 초라한 성적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8월 깜짝 인사’를 강행하는 등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오른팔'로 꼽혔던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인사까지 단행했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신 회장은 변화 의지가 읽힌다.
롯데는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지난 16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기준 10대 그룹(상장사 계열 기준, 금융사 제외)의 순이익 부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는 20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0대 그룹 중 순손실을 낸 기업은 롯데가 유일하다.
롯데가 지난해 상반기에 9160억원의 순이익을 낸 점을 고려하면 1조1000억원 이상이 빠졌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459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98.5%나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이 1990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2423억원이다.
신 회장은 내년 말까지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되돌아보고 있다. 매주 계열사 매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지난 1일 롯데슈퍼 프리미엄 공덕점을 찾았고, 8일 대전 롯데트 대덕점을 방문해 식품 코너 등을 둘러봤다.
신 회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보니 부족한 점이 보였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도 그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떤지 재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롯데쇼핑의 온라인 전환 작업도 ‘본업의 혁신’과 맞물린다. 롯데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올해만 120여 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는 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신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에 힘을 주고 있다. 롯데는 온라인 전환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의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롯데온은 네이버·쿠팡 등에 밀리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3일 황각규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카드를 꺼냈다. 또 기존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하는 등 혁신 속도를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