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KB금융그룹 소속 직원 10명 중 8명이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KB금융그룹이 적극 반박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다수의 직원들이 윤종규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윤종규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군림했던 6년은 각종 의혹과 잡음으로 점철된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회추위는 문제점이 확인된 선임 절차를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KB노협은 지난 12일 소속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설문에 참여한 7880명 중 79.5%인 6264명이 “3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단기 성과만을 내세우는 노동조건이 악화와 직원 존중 및 보상 관련 의식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반대한 직원들의 구체적인 이유로는 “단기 성과 위주로 업무강도가 심화되었다”는 응답이 32.2%(2019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존중 및 직원 보상관련 의식 부족하다”라는 응답도 30.6%(1918명)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 거나 “채용비리 의혹 등 윤리 의식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각각 3위와 4위로 나타났다.
여기에 KB금융지주 측은 "전체 직원 2만6000명에서 카드와 손해보험이 빠진 1만7000여명 중 7800여명이 응답한 설문조사"라며 "전체 직원의 80%로 보기엔 어렵다"고 반박했다.
더불어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회추위의 행보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회추위는 3년 전 윤종규 회장을 포함한 총 3명을 최종 후보자군(쇼트리스트)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이 자리를 고사하면서 ‘짬짜미’, ‘셀프 연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KB노협은 재발 방지를 위해 올해 회추위가 꾸려진 뒤 수차례에 ‘내외부 후보자군(롱리스트)의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확인’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회추위는 “4인의 회장 최종 후보자군을 선정한 뒤 참여 의사가 없는 경우 차순위자를 참여 시킬 것”이라고 해명했고, KB금융도 "사실상 수용한 것"이라며 "숏리스트를 선정하기 전 인터뷰 의사를 묻고 후보를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B노협은 “이마저도 ‘요식행위’라는 의혹을 비껴갈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노협은 “회추위가 회장 추천 절차를 즉시 시정하지 않을 경우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고민은 애초에 없었으며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요식행위로 현 회장에 유리한 구도를 유도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KB금융그룹의 주인인 직원들은 지금과 같은 절차에 절대 동조할 수 없으며 윤종규 회장 3연임에 반대하는 투쟁에도 총력을 다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