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는 올해 2분기 매출 416억원, 영업손실 13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 4819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해 91%나 감소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진출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극장 문을 닫아야 했다. 수익은 없는데 임차료와 인건비는 계속 나갔다. 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
이 와중에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왔다. 타 멀티플렉스에선 나오지 않았던 확진자 방문이 이어졌다. 그럴 때마다 최소 하루 혹은 며칠씩 영업을 하지 못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아르바이트 직원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2일부터 극장 문을 닫았다. 영업 재개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오는 25일까지 예매를 받지 않고 있다. 앞서 15일과 16일에도 확진자가 방문해 20일 임시 휴업을 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9일에도 확진자가 다녀갔고, 12일 문을 닫고 방역 조치를 취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지점은 CGV 본사가 있는 곳으로, 감염병 여파가 더 커질 경우 큰 파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자랑하는 아이맥스 스크린에 지난해 연말 스크래치가 발생했고,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제대로 보수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당초 올 2월께 북미 지역 아이맥스 본사 직원을 불러 스크린을 교체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팬데믹으로 무산됐다. 5월로 수리 일정을 미뤘으나 이 또한 진행되지 못했다. CGV 입장에서는 할리우드 텐트폴 영화 '테넷(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개봉을 앞두고 반드시 스크린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했다. 영화 팬들의 문의와 항의가 있었고, 스크래치가 난 부분에 도색을 하는 임시 조치를 취했다.
앞선 일들이 의도치 않은, 어쩔 수 없는 악재였다면, 이번엔 직원의 터무니 없는 실수로 많은 애니메이션 마니아의 미움을 받게 생겼다. 아르바이트 직원이 관객을 "오타쿠"라고 비하하는 일이 있었던 것. 지난 22일 CGV 왕십리에서 영화 '뱅드림'(BANG DREAM! 8th ☆ LIVE- Natsu no Yagai3DAYS 라이브 뷰잉)' 상영 전 공지를 고지한 후 "오타쿠들 징그럽다. 내가 뒤에 있었는데 수영복 입고 그런 거 보고 있고, '와' 소리치고 있다"는 한 직원의 발언이 고스란히 상영관 내에 방송됐다. 이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고, 당연히 발칵 뒤집혔다. 사건은 SNS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누군가 직원의 목소리를 녹음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기도 했다. 'BanG Dream! 8th☆LIVE' 라이브 뷰잉의 푯값은 43,000원으로, 일반 영화보다 고가다. 관객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직원에게 비하 발언을 들었다며 분노했다. 파문이 커지자 CGV는 하루 뒤인 23일 관객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과했다. '상영 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행하여 고객님들께 큰 실망감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저희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일 현장에서 심한 불쾌감과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분들과 기사 등으로 관련 내용을 접하고 실망하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2020년 하반기 CGV는 악재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CGV 최병환 대표는 "올해 2분기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최악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각고의 노력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극장 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언택트 서비스,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 구독모델 등 새롭게 연구하고 있는 신규 사업모델에 대한 도입을 앞당기고, 보다 미래 지향적인 극장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