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에 휩싸여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조만간 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건강상태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전날 2번째 병원행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오늘(24일)은 재검사를 받았다. 그런 것들(건강상태 등)에 대해선 다시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해, 본인이 직접 설명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계 소식통은 “이르면 이번주 중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즉각 사임설, 부총리 임시대행설 등 여러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어떤 내용을 밝힐지 주목된다.
현재 정가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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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1. 건강상태 설명..."총리 계속" 선언
우선, 아베 총리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설명한 뒤 총리로서의 업무를 계속하는 방안이다.
관저의 공식적인 설명은 “추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 병원을 찾은 것”이지만 2주 연속 병원을 찾으면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받은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주 1회 지속적으로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 악화됐다”, “암 같은 큰 병에 걸려 아소 부총리가 대행해야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만큼, 직접 대국민 설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고토 겐지(後藤賢治) 전 교도통신 기자는 24일 TV아사히에 “총리 본인이 스스로 추가 검사라고 밝힌 걸 보면 당분간 치료를 하면서 공무를 계속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를 직접 주재하고, 오후에는 교육 관련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업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의 건강이 안좋은 건 사실이지만 2007년 사임할 당시만큼 악화한 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고토 전 기자는 “자민당 인사까지 본인이 단행할 경우 내년 9월 임기까지 해내겠다는 선언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사히 신문은 9월 예정된 자민당 인사와 개각이 10월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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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2. 퇴진 표명, 비상내각 체제 출범
두번째는 각료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주요 업무지시를 내린 뒤, 퇴진 의사를 표명하는 방안이다. 자민당 새 총재가 임명될 때까지 총리직은 유지하지만 사실상 사임과 같은 효과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경제 부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중심으로 비상 내각 체제로 돌입해, 임시로 내각을 운영하게 된다.
정계의 한 소식통은 “업무 보고를 받기는 하겠지만, 소비세 인상 같은 추진력이 필요한 정책은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경우 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를 선출하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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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3. 곧바로 사임, 아소 임시대리 체제
마지막으로 아베 총리의 돌발 사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할 만큼 상태가 악화돼 곧바로 사임을 표명하는 경우다. 내각법 9조에 따라, 아소 부총리가 임시 대리를 맡는다. 다만 임시대리 체제에 대해선 “총리가 사망에 가까운 건강 상태 악화라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는 2007년 건강 악화를 이유로 급작스럽게 총리직을 내려놓은 걸 크게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권을 내팽겨쳤다”는 비판이 거셌다. 따라서 즉각 사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또다른 소식통은 “당시 국회에서 소신표명 연설까지 해놓고 야당 대표의 대정부 질의 직전에 갑자기 사임을 했다. 퇴임 방식이나 타이밍으로선 최악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자민당 관계자는 마이니치 신문에 "병을 이유로 그만두는 일은 없다. 그러느니 죽는 쪽이 낫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 언론사의 한 간부는 그러나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완전히 회복한다는 건 지나친 낙관이다”라면서 “국민과 국정에 폐를 끼치지 않는 시점에 아베 총리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