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 업계가 울상이다. 올여름 긴 장마로 인해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커녕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은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빙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위 롯데제과의 지난달 아이스크림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2위 빙그레도 3% 감소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후발주자인 롯데푸드의 지난달 아이스크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해태 아이스크림은 약 7% 하락했다.
49일째 이어진 역대 최대 장마에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이스크림 판매율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여름 빙과시장이 최악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역시 유례없는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빙그레의 매출 감소는 지난 2018년 7월과 비교하면 10%에 달했다. 롯데푸드는 같은 기간 20%나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실적 전망도 어둡다. 8월 초까지 집중 호우가 계속된 데다 최근에는 태풍까지 불어 아이스크림 수요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점 역시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어 수익이 악화한 상황에서 역대 최장 장마까지 겹쳐 여름 한 철 장사를 망친 상황"이라며 "이달 역시 장마 여파에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까지 이어져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여파 속에서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온라인이 일정 부분 실적 악화를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코로나19와 장마로 ‘집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가족이 함께 먹는 ‘홈타입 아이스크림’이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가장 큰 위안은 해외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이스크림 및 빙과류 수출액은 약 642억원, 수출량은 1만6302톤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도 수출액 약 411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83억3000만원보다 7.38% 증가한 수치다.
한국 아이스크림의 수출은 빙과 시장 '톱 2'인 롯데제과와 빙그레가 이끌고 있다.
롯데제과는 중국 '설레임', 러시아 '더블비얀코·스크류바·죠스바', 북미 '월드콘·수박바' 등을 팔고 있다. 이에 힘입어 롯데제과의 올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빙그레는 '메로나'를 내세워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대형 유통채널인 코스트코에 입점한 '메로나'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팔리고 있다.
또 빙그레는 지난해 베트남에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하고 '붕어싸만코' 등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에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매출은 지난 2017년 210억원에서 2018년 250억원, 지난해 330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빙과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올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수출이 해마다 증가하는 점은 고무적이다"며 "침체한 내수 시장의 대안으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