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로야구팬이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자주 쓰는 용어다. 이 기분 좋은 신조어의 주인공은 LG 트윈스다. 26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LG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7-1로 이겼다. 최근 7연승, 파죽지세다. 1위 NC 다이노스를 턱밑까지 추격해 정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LG가 2위에 오른 건 ‘어부지리’였다. 5일 롯데전이 비로 순연되면서 LG가 하루 휴식하는 사이, 2위 키움 히어로즈가 KT 위즈에 1-8로 졌다. LG는 키움에 승률 1리 차로 앞서면서 6월 21일 이후 77일 만에 2위로 올라섰다. 물론 2위 자리를 지켜낸 건 LG의 힘이었다. 투타의 완벽한 밸런스로 롯데를 제압했다.
경기 초반엔 행운이 따랐다. 3회 초 선두 타자 신민재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무사 1루에서 롯데 3루수 한동희의 포구 실책과 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송구 실책이 잇따라 나왔다. 신민재가 적시타 하나 없이 홈을 밟아 선제점을 냈다. 계속된 무사 2·3루 기회에선 오지환이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롯데에 2-1로 추격당한 7회 초에는 홈런으로 달아났다. 오지환이 1사 2루에서 롯데 불펜 김대우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시즌 10호)을 때려냈다. 3점 리드를 안게 된 LG는 8회 초 1사 2·3루에서 대타 김호은의 2타점 중월 적시 2루타로 2점을 더 보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형종은 9회 초 솔로포(시즌 9호)를 쏘아 올려 승리를 자축했다.
LG 선발 임찬규는 6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4개를 내주고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9승(5패)이 됐다. 불펜 송은범도 2이닝을 안타와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샘슨은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2실점(비자책) 호투에도 시즌 8패(5승)를 떠안았다.
LG는 1994년 통합 우승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정규시즌 1위(단일리그 기준)를 차지하지 못했다. 양대리그 체제였던 2000년 매직리그 1위에 오른 게 전부다. 이후 최고 성적은 2013년 정규시즌 2위. 올해는 26년간 접어뒀던 ‘우승’ 꿈을 이룰 적기로 꼽힌다. LG는 늘 시즌 후반 들어 힘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갈수록 전력이 더 탄탄해진다. 구단과 선수단, 팬의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잠실에서 SK 와이번스를 10-0으로 꺾었다. 마무리 투수였던 두산 함덕주는 선발 전환 첫 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3년 만에 감격스러운 선발승을 기록했다. 두산 오재일(1회 2점)과 김재환(3회 3점)도 홈런으로 타격을 이끌었다. 김재환은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반면 SK는 9연패 수렁에 빠졌다. 염경엽 감독이 또 한 번 건강 악화로 결장해 경기 전부터 팀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6월 25일 더그아웃에서 쓰러졌던 염 감독은 68일 만인 1일 LG전부터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복귀 6일 만에 다시 병원 신세를 지었다. SK는 염 감독이 복귀한 뒤 아직 1승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