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 개막을 시작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상 개최를 목표로 했던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결국 개최 방향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개최 포기부터 오프라인 축소, 온라인 개최 등 영화제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방면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지만, 일단 레드카펫 행사 등이 포함된 오프라인 개·폐막식은 취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영화계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 내부 관계자들은 개막식을 준비 중이었던 배우들에게 직접 취소 소식을 전했다. 공식적인 내용은 아니기에 암암리에 전달 됐지만 개·폐막식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 일정을 체크 중인 상황이다.
한 배우 측 관계자는 "11일 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이 나긴 하겠지만 개·폐막식은 치르지 않기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하게 되더라도 온라인 등 방식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개막식 참여를 준비했는데 일단 멈췄다"고 밝혔고,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배우에게 역으로 들었다. 오프라인 상영 등 영화 공개 가능성은 아직 열어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국내는 물론 국외 굵직한 영화제들이 줄줄이 개최를 포기하거나 온라인 개최로 우회한 것에 반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 개최를 0순위 목표로 일찌감치 내부 정비를 다졌다. 프로그램은 물론 이른 여름부터 개막식 사회자를 내정하는 등 만반의 노력을 기울였던 만큼 뭐 하나라도 그냥 손을 놓기에는 아쉬움이 클 터.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안정권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해외 게스트 초청이 자유롭지 못해, 영화계 내부에서는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행사는 애초부터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이는 곧 현실이 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올해 극장 개봉작이 많지 않은 만큼, 부대행사도 행사지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이게 될 미개봉작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상당했다. 극장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GV) 등 오프라인 만남을 1회 차 정도로 축소해서라도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한달 후 분위기가 좋아진다 하더라도 관객 참여를 유도하기에는 애매할 것이다. 모객이 힘들면 부산까지 방문하는 것도 다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마켓 등 행사는 이미 온라인 대체를 확정하기도 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 이후 코로나19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올해는 무엇이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일간스포츠에 "모든 안건은 11일 총회에서 결정될 것이다. 결과에 따라 공식화 하겠다"고 획일적인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