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사상 첫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 수많은 승리와 3연패라는 대기록에도 그들은 여전히 목이 마르다.
전북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1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전반 1분 만에 터진 바로우(28)의 선제골과 후반 17분 한교원(30)의 결승골을 엮어 라이벌 울산을 무너뜨리고 3경기 연속 무패(1무2패)에서 탈출했다. 최근 부진했던 모습을 털어내고 과감한 결단으로 울산을 잡아낸 전북은 14승3무4패(승점45)를 기록하며 울산(14승5무2패·승점47)과 승점 차를 2로 줄였다.
이날 경기는 두 팀 모두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한 판이었다. 단순히 1위와 2위가 맞붙는 대결이라서만은 아니었다. 올 시즌 내내 치열하게 이어져 온 두 팀의 우승 경쟁이 이 한 경기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3경기 연속 무승으로 주춤한 전북이 만약 '승점 6점짜리'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두 팀의 격차는 승점 8점으로 벌어져 사실상 울산의 우승으로 분위기가 기울었을 것이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포함해도 남은 6경기서 승점 8의 격차를 뒤집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김진수(28·알 나스르)의 이적 이후 3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전북으로선 반전이 필요했다. 조세 모라이스(55) 전북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에서 조규성(22), 이성윤(20) 등 22세 이하(U-22) 선수를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교체 카드 한 장을 버리면서까지 상대를 확실히 잡겠다는 모라이스 감독의 의지처럼, 전북은 경기 내내 울산에 맞춘 전술로 상대를 괴롭혔고 윤빛가람(30)과 이청용(32) 등 울산의 주축 선수들을 꽁꽁 묶으면서 지난 세 경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승리를 챙겼다. 울산 역시 주니오(34)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원두재(23)를 포어리베로로 기용해 스리백을 사용하는 등 전술에 변화를 줬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첫 번째 맞대결 2-0 승리에 이어 두 번째 맞대결도 전북의 승리로 끝나면서 두 팀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값진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결승골의 주인공 한교원은 "더이상 (울산과)벌어지면 안 된다는 얘기를 선수들끼리 나눴다. 물러설 곳이 없었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노력했다. 서로 말도 더 많이 하고,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경기는 그런 긴장감 속에서 즐겼다"고 승리의 원동력을 되짚었다.
철저한 준비와 물러설 곳 없다는 배수진, 큰 경기에 강하다는 자신감은 라이벌을 무너뜨리는 전북의 무기가 됐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승리에 대한 갈망, 우승에 대한 열망이다. 남은 일정상 파이널 라운드 울산전이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교원은 "더 간절하고 그라운드에서 갈망하는 팀이 이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 시즌 울산전 상대전적 2전 전승이 마지막 대결의 결과까지 책임져주지 않을 거라고 강조한 한교원은 "둘 중 더 갈망이 큰 팀이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목마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