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지난 1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21라운드 성남 FC와 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의미가 큰 경기였다. 대구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아홉수'에서 탈출했다.
대구는 지난 8월 2일 열린 14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구단 통산 199승을 기록했다. 1승만 추가하면 역사적인 2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승이 쉽지 않았다. 이후 6경기에서 200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2무4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절치부심한 대구는 7경기 만에 성남을 무너뜨리며 200승을 달성했다. 시민구단으로는 성남 FC에 이어 두 번째 200승 달성이다. 기업구단을 거치지 않은 순수 시민구단으로는 K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성남전 승리로 승점 30점을 쌓은 대구는 남은 22라운드 결과와 상관없이 파이널 A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파이널 A에 입성하며 K리그 신흥강호의 위용을 드러냈다. 이병근(47) 대구 감독대행은 "팀 200승, 파이널 A 2년 연속 진출 모두 축하할 일"이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31)도 '아홉수'에서 빠져나왔다. 그는 지난 6월 14일 FC 서울과 6라운드(6-0 승)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K리그 통산 43골39도움을 신고했다. 40-40클럽 가입에 도움 1개가 모자랐다. 이후 세징야는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며 골을 신고했지만 도움은 나오지 않았다. 간절히 기다렸던 어시스트가 성남전에 나왔다. 전반 10분 아크 왼쪽에서 세징야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데얀(39)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세징야가 40-40클럽에 가입하는 순간이다. 그는 2016년 대구에 입단해 5시즌 동안 142경기 출전, 55골40도움을 올렸다. K리그 역대 21번째 기록이다. 1998년 고정운(54)이 통산 1호로 이름을 올린 이후 신태용(50), 김도훈(50), 이동국(41), 이근호(35)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40-40클럽의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몰리나(40), 에닝요(39), 데니스(43), 데얀에 이어 5번째다. 142경기 만에 40-40클럽에 가입한 속도는 역대 3번째다. 세징야는 몰리나(116경기), 에닝요(135경기)에 이어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세징야는 "40-40 달성에 오래 걸렸다. 성남전에서 달성해서 기쁘다. 대구 구단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기록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대구와 에이스가 모두 한 경기에서 '아홉수'를 동시에 털어냈다. 홀가분한 대구는 이제 시즌 최대 목표인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향해 전진하고자 한다. 대구는 오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K리그1 22라운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