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정규시즌 막판에 접어들면서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각 팀별로 27~35경기가 남아 있는 21일 현재 1위 NC 다이노스부터 6위 KIA 타이거즈까지 승차가 최소 2.5경기에서 최대 7경기 차로 촘촘하다.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가 1위였던 SK 와이번스와 9경기 차를 뒤집고 우승한 사례처럼 언제라도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순위 싸움의 키플레이어는 마무리투수다. 빡빡한 일정을 치르고 있는 올 시즌 후반이 되면서 투수들의 피로도는 높아졌다. 타자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경쟁이 심할수록 타격 집중력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펜투수들의 어깨가 지치면서 경기 후반에 승부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마무리투수가 굳건한다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NC는 시즌 중반부터 불펜투수가 흔들리면서 어렵게 1위를 수성했다. 마무리투수 원종현(33)이 7월 한달 평균자책점이 8.68로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가 승차없는 2위로 바짝 뒤쫓던 지난주에 두산 베어스(16일), SK 와이번스(17일), 롯데 자이언츠(20일)를 상대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3세이브를 거둬 1위를 지켰다.
반면 키움은 세이브 1위(28개) 조상우(26)가 있는데도 뒷문이 불안했다. 조상우는 이달 들어 6경기에 나와 4세이브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은 5.06이다. 7월까지 평균자책점 0점대로 강력한 투구를 했던 조상우는 8월부터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지난 8일 SK전 이후 발목에 통증을 느껴 4일간 쉬었다. 손혁 키움 감독은 "공의 힘은 여전히 괜찮다"고 했지만, 자칫 조상우가 무너진다면 1위에 오르기 전에 4, 5위로도 밀려날 수 있다.
KT 위즈는 단독 3위에 오르면서 상승세를 탔다. KT의 새 마무리투수 김재윤(30)이 시즌 초반 부진했던 모습이 사라지고 호투하면서 KT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김재윤은 7월 이후 26경기에서 3승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으로 뒷문을 단단히 잠그고 있다. 9월에는 순위 다툼을 하는 키움(6일), 두산(17일)을 상대로 2세이브를 올렸다.
LG 트윈스는 지난주 3번이나 역전패를 당하면서 4위로 처졌다. 그중 2패는 마무리투수 고우석(22)의 기록이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고우석은 7월에 돌아와 8월에는 7세이브 평균자책점 0.82로 뜨거운 한달을 보냈다. 그런데 9월 들어 피안타가 많아졌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두산은 지난달 말 선발 보직에서 부진한 이영하(23)를 불펜으로 돌려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이영하 본인이 원했는데, 9월 8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하며 마무리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일 LG전에서는 5-5로 동점인 9회 초에 나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6-5 역전승을 도왔다. 5위까지 떨어진 두산에게는 이영하가 천군만마다.
6위 KIA는 마무리투수 전상현(24)이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전상현은 올해 44경기에 나와 45이닝을 던져 2승 2패 12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잘해줬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시즌 막판에 빠지면서 5위 안에 진입해야 하는 KIA에게는 안타까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