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프로그램 '서울촌놈'이 지난 20일 11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본래 12부작으로 만들어졌지만 코로나19라는 난관을 만나 회차를 줄여 마침표를 찍었다.
KBS 2TV '1박 2일' 시즌3 수장이었던 류호진 PD와 '1박 2일' 시리즈 출신 배우 차태현·이승기 조합이라는 점에서 방송 초반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 세 사람이 어떠한 시너지를 발휘할지 주목됐다. 결과적으로 서울만 아는 서울 촌놈들이 동네 전설들의 고향에서 그들의 추억을 공유하며 따뜻한 정을 느끼게 했다. 차태현과 이승기가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예능적인 면까지 곁들어주니 더욱 볼만한 예능이 탄생했다는 평이다.
류 PD는 "그리 긴 시즌은 아니어서 소감이라 하긴 어색하지만, 즐겁고도 힘든 기간이었다. 지방 출신으로서, 떠난 고향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과 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잘 표현된 부분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 그런 시즌이었다"고 운을 뗐다.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청주·대전·전주로 이어졌던 여행이었다. 류 PD는 "지방 하면 딱 떠오르는 순서대로 갔다. 제일 큰 지방도시 부산을 먼저 갔고, 그다음은 전라도 광주, 충청도 청주, 광역시 중 가장 활기찬 대전광역시, 그리고 음식으로 유명한 전주였는데 자연스러운 흐름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출신들을 섭외할 때 가장 고려한 점은 '어린 시절이 궁금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게스트 중 한 명 정도는 MC들과 인연이 있길 바랐다. 평소의 모습과 고향에 갔을 때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 장혁·유노윤호·한효주·김준호·데프콘 등을 섭외한 것이었다. 차태현과 이승기 두 MC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류 PD는 "두 사람이 없었다면 프로그램을 풀어나가기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아니 아마 불가능했을 것 같다. 개인의 추억이 담긴 장소가 때로는 밋밋할 수 있고, 잘 들리지 않는 개인사도 많다. 그런 부분을 차태현·이승기 씨가 인간적인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주는 모습으로 프로그램을 성립시켰다. 또 오락성을 섞기 위해 게임을 진행했는데 두 사람의 경험과 센스가 빛을 발했다. 이런 촬영에 익숙지 않은 게스트들까지 능숙하게 리드해 나가면서 프로그램을 채워줬다"고 치켜세웠다.
애향심을 가지고 출연해준 모든 출연자가 고맙지만 가장 반전 매력을 선사했던 출연자가 누구였는지 물었다. 배우 한다감을 꼽았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향에 가서 털털하고 말괄량이 같은 모습, 추억의 장소에 대한 안내와 지역의 내력에 대한 세세한 지식들이 새로운 발견이었다"고 언급했다.
대구·인천·울산·진주·강릉·춘천·제주·창원 등 안 가본 곳이 더 많기에 종영이 아쉽게 다가왔다. 이는 차태현과 이승기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제작진에 이번 시즌을 좋은 테스트로 생각하자고 했다. 류 PD는 "시즌2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거절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시즌2를 장담할 수 없지만 훗날 재회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