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관련한 재판이 시작된다. 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이달 말 재개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는 22일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1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절차에 앞서 열리는 것으로 피의자의 출석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 부회장으로선 다시 재개되는 재판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10월은 재판 준비로 발이 묶일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이 같은 ‘사법 리스크’로 인한 삼성전자의 행보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사법 리스크’는 아쉽게 다가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전망인데 영업이익만 1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2603억원(9월29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에 대비해 31.9%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63조9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2년 만에 영업이익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최대다. 소비자가전과 모바일 부문에서 선전하며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고,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노트20 시리즈, 갤럭시Z플립2 등 전략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스마트TV 매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점유율은 32%로 지난달에 대비 1% 상승했다. 2, 3위 경쟁사가 합친 점유율보다 높아 삼성전자는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TV 수요 증가세에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를 얻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 변호인단은 지난달 삼성물산을 통해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등 재판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언론사 광고 게재로 합병에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는 지적에 대해 변호인단은 "2015년 7월 13일∼16일 이뤄진 삼성물산의 의견광고는 주주들에게 합병의 취지를 설명하고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서울과 지방, 종합지, 경제지 등 구분 없이 전국 130여개 신문에 게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견광고는 합병에 대한 각 언론사의 보도 내용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오마이뉴스가 검찰 공소장 전문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 바 있다. 변호인단은 "공소장에 포함된 혐의는 검찰의 주장일 뿐 재판으로 확정된 게 아니다"며 "이런 이유로 법무부가 공소장 공개를 금지하는데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부 공소사실만을 근거로 유죄를 예단하는 식의 보도는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한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