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리도 없이(홍의정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아인은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MBC '나 혼자 산다' 출연 후 '유아인 콜렉션'이 등장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말에 "아주 조심해야 하는 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일이구나'라는 것을 진심으로 느꼈다"고 운을 뗐다.
유아인은 "그건 내가 가진 영향력 아니고 방송이 가진 영향력이다. '책임감이 투철하지 않으면. 아주 위험한 일일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며 "뭐가 됐건 내 입장에선 그런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내 선에서 솔직하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너무 많은 것들이 이슈가 돼 조금 놀라긴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시간 검색어 확 오른다고 마치 챔피언 벨트를 딴 것처럼 좋아하는 세상이지만, 이게 배우, 요즘은 셀러브리티라고 하고 인플루언서라고도 하는데 너무 파괴력 있는 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더라. '유아인 타이틀이 붙은 뭐가 유행한다고 마냥 반기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해봤던 일을 하면서 그 일의 파괴력과 영향력을 무섭게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인 유아인은 "내가 하는게 다 좋은건 아닌데, 그게 유행이 되는건 분명 공포스러운 일이다"며 "나 자체를 오해하는건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낼 것인가' 미디어를 통한 퍼포먼스이자 이미지 게임 같은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만들어지는 영향력이나 변화, 다른 타인에게 가해지는 영향력 등을 연기나 캐릭터 아닌 방식으로 압도적인 체험을 하다 보니까 '다들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또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TV를 보며 따라하는 것 가더라. 그래서 예능인 분들이나 방송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분들이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름 재미있었던 경험이라 기회가 되면 또 해보려고 한다. 내가 무언가를 나서서 보여드릴건 딱히 없지만, 재미있게 놀아보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아인은 "'이렇게 나를 궁금해 하시나? 그럼 이걸 잘 써먹어야겠다'라는 긍정의 방향성도 생각하게 됐다. 잘 써먹어서 한국 젓갈 시장에 일조하는 것도 가치있는 일 아니겠나.(웃음) 누군가의 시선을 끌 수 있는 힘,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가치를 잘 활용해 보고 싶다. 배우라는 직업의 접점에서 그런 일들을 꿈꾸게 하는 지점이 있다면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게끔 어떤 불씨가 되어 준다면 더 좋겠고, 그런 활동도 괜찮고 근사한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한층 더 성숙한 면모를 엿보이게 했다.
'유아인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유아인은 이번 영화에서 말없이 묵묵히 범죄 조직의 뒷처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어떤 연유에서 인지 말을 하지 않는 태인은 어쩌다 맡은 의뢰로 인해 계획에도 없던 범죄에 휘말리게 된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 대사 없는 연기에 도전한 유아인은 섬세한 눈빛과 세밀한 몸짓으로 흡입력 있는 인물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비주얼은 더욱 강렬하다. 삭발 투혼에 15kg의 체중 증량까지 외적 변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해 가며 살아가는 태인과 창복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흔들며 기존 범죄 영화와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아이러니한 사건이 키 포인트다. 홍의정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