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섭외만큼 빠른 손절이다.
빚투, 성추행, 폭행 등 각종 논란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근 대위에 대해 광고계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대중적 이미지를 민감하고 예민하게 따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이근을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들은 발빠르게 이근의 얼굴을 삭제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빚투 논란에 휩싸였을 때부터 이근의 광고를 내렸다. 최근에는 롯데리아가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 게재한 콘텐츠를 모조리 삭제했다.
특히 롯데리아는 빚투 논란 당시 이근이 채무를 변제한 후 사과의 뜻을 전하자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판단, 이근의 광고 모델 활동을 중단시키지 않았지만, 성추행 의혹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관련 홍보물들을 일제히 수정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 면도기 등 광고 역시 줄줄이 비공개 처리됐고, 경기도소난재난본부 마스크맨 캠페인 광고도 온라인 콘텐츠가 비공개로 돌려졌다. 무사트, 디스커버리 예능 '서바이블' 측도 이근 출연 영상을 편집했다.
버지니아 군사 대학을 거쳐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 대위로 전역한 이근 대위는 특수부대 훈련을 체험하는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서 교관으로 출연하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하지만 최근 후배에게 2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빚투 논란을 시작으로 성추행, 폭행 의혹까지 터지면서 이미지 실추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성추행 혐의는 그야말로 치명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단독은 지난 2018년 11월 22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근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한 이근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근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기각했다. 이근의 상고도 대법원이 기각했다. 이근은 최근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돼 판결이 이뤄졌다. 법의 판단을 따라야 했지만 억울한 심정이며 인정할 수 없고 아쉽고 끔찍하다"고 해명했다.
물론 여전히 이근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근도 떳떳함을 어필하려는 듯 SNS에 꾸준히 사진을 게재하며 나름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광고를 비롯해 예능 등 방송 활동에는 제약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