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프로야구는 지난 12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13일 경기부터 일부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관중 입장 소식도 모를 정도로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지금은 매일 경기를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지난달 19일에 올 시즌 처음으로 6위로 떨어졌다. 이후 5, 6위를 전전했다.
이대로 꺾이나 싶었지만,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거두면서 4위까지 올라왔다. 선두 NC 다이노스와는 6.5경기 차다. 2위 KT 위즈와는 2경기 차, 3위 LG 트윈스와는 1.5경기 차다. 두산은 지난해 SK 와이번스와의 9경기 차를 뒤집고 우승을 일궜다. 그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도 제패했다. 두산 선수들은 "이번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두산은 13일 현재 12경기가 남아 있다. 이번 주중에 한화와 2경기, 주말 3연전에서는 키움 히어로즈와 대결한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잔여 경기 일정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2경기, 키움과 2경기, KT·KIA 타이거즈·한화와 각각 1경기씩 치른다.
그중 KT, 키움, 한화에겐 상대 전적에서 밀렸다. 특히 키움에겐 4승 1무 6패, 승률 0.400으로 가장 좋지 않았다. 그런 키움과 5경기를 치러야 한다. 최근 손혁 감독이 사퇴하면서 키움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두산 입장에선 껄끄러울 수 있다.
김 감독이 남은 경기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선발투수다.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는 17승 2패, 평균자책점 2.67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크리스 플렉센도 발 골절 부상을 딛고 9월 말부터 호투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선발투수다. 함덕주, 최원준 등이 불안하다. 일단 최원준과 김민규는 선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함덕주는 고민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함덕주가 팔 상태도 구위도 좋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함덕주는 지난 10일 KT와 경기에서 1과 3분의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함덕주를 대신해 베테랑 유희관의 1군 등록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0승을 기록했던 유희관은 올해 부진했다. 8승 11패, 평균자책점 5.39을 기록하고 있다. 만성 왼발목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2군에 갔다. 그런데 중요한 시기에 믿을 수 있는 건, 역시 베테랑이다.
김 감독은 "유희관이 다시 올라와야 할 거 같다. 아직 구체적인 등판 날짜는 잡지 않았는데 투수코치가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은 12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들이 힘을 내준다면, 두산의 미러클은 또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