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NC. 하지만 마이크 라이트와 구창모가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 마운드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IS포토 NC는 최근 페이스가 오락가락하다. 지난 8일부터 시즌 6연패를 당했다. 9일에는 케이시 켈리(LG)에게 완봉패를 당하며 연속 경기 득점 행진이 '144경기'에서 막을 내렸다.
하지만 NC의 선두 자리는 여전히 굳건하다. 14일 창원 KIA전에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팀 승률이 6할대. 2위 그룹이 물고 물리면서 반사 이익까지 보고 있다.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관건은 포스트시즌이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면 한국시리즈(KS) 무대로 직행한다. KS는 7전 4선승제로 열리는 단기전. 정규시즌과 달리 콤팩트하게 마운드를 운영한다. 정규시즌에선 5선발 로테이션을 돌리지만, KS는 다르다. 선발 투수가 3명 또는 4명만 필요하다. 그런데 NC는 드류 루친스키(32)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 카드가 부족하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선발진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2선발 마이크 라이트(30)의 부진이 뼈아프다. 라이트는 10월에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투구 내용도 좋지 않다. 이달 평균자책점이 15.55(11이닝 19자책점)에 이른다. 피안타율도 0.436로 난타당했다. 13일 창원 KIA전에선 3⅓이닝 7피안타 6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NC는 이 경기 패배로 시즌 6연패 늪에 빠졌다. 연패 사슬을 끊어내야 하는 중책을 맡았지만, 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라이트는 시즌 11승을 기록 중이다. 리그 다승 톱10에 포함된다. 하지만 '이닝 소화'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따라붙는다. 11승 중 '5이닝 승리투수'가 다섯 번이나 된다.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2회. 리그 최다 패 투수 장시환(한화), 리카르도 핀토(SK)의 QS가 11회라는 걸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NC는 3선발 구창모(23)가 이탈 중이다. 전완근 염증을 이유로 7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부상 전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달 넘게 빠지면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13일 80%의 힘으로 불펜피칭(30구)을 마쳐 일단 복귀 시동을 건 상태. 그러나 투구수를 늘려야 하고 실전 감각을 찾으려면 2군 경기도 소화해야 한다. 산 넘어 산이다. 무엇보다 부상 재발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악몽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4선발 이재학. NC 제공 개막전 4선발 이재학(30)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다. 1군 등록과 말소를 반복하고 있다. 9이닝당 볼넷이 4.27개로 투구 기복이 심하다. 지난 3일 창원 삼성전에서 4이닝 6피안타 4실점 한 뒤 이튿날 2군행을 통보받았다.
그는 NC가 자랑하는 토종 에이스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컨디션이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학은 사이드암스로로 불펜 경험이 많지 않아 선발로 기용할 수 없다면 쓰임새가 애매해진다.
NC는 구창모와 이재학이 빠진 자리를 '젊은 피'가 채워나가고 있다. 송명기와 김영규가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하지만 모두 경험이 많지 않다. 중압감이 큰 KS 무대에서 선발로 기용하는 건 결단이 필요하다. 결국 루친스키의 부담감을 덜어주면서 선발진을 이끌어갈 자원이 나와야 한다.
부진한 라이트와 이재학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구창모가 이른 시점에 복귀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게 아니라면 포스트시즌이 '악몽'으로 끝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