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내내 고민과 고심과 변동만 무한 반복하고 있는 영화계다. 우여곡절 끝 여름과 가을을 버텨내고 대망의 겨울을 준비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발발 후 영화계는 사실상 모든 결정을 정부 방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특히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며 특수성 있는 공간이 된 극장 활용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개봉부터 제작까지 영화계 산업 전반이 얽히고 꼬였다.
단 한번이라도 개봉 변경을 하지 않았던 작품이 없을 정도로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친 영화계는 그나마 한숨을 돌렸던 여름시장과 최선의 선택으로 마무리 지은 추석 연휴를 지나,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고되는 겨울시장 대비를 슬슬 시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본격 오프라인 행사까지 고심 중이라는 후문이다.
개봉이 연기된 작품들만 깔아도 겨울 스크린은 이미 차고 넘친다. 다만 '계획대로 겨울에 갈 것이냐, 아니면 해를 넘길 것이냐'에서부터 막히는 문제다. 현재까지 겨울 개봉을 추진 중인 작품은 '서복(이용주 감독)' '승리호(조성희 감독)' '싱크홀(김지훈 감독)' '영웅(윤제균 감독)' '인생은 아름다워(최국희 감독)' 등이다.
각 배급사들은 올해 12월부터 멀게는 2021년 설 연휴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일단 CJ엔터테인먼트는 여름 개봉을 준비했다 보류시킨 '영웅'과 공유·박보검 주연 영화 '서복' 카드를 동시에 만지작 거리고 있다. 두 작품 모두 공들인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최적의 '굿 타이밍'을 노릴 수 밖에 없다.
여름에 이어 추석까지 버린 '승리호'도 그 자리에서 고스란히 대기중. 추석을 노렸던 '싱크홀'도 겨울 만남을 희망하고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예고편 공개와 함께 12월 개봉을 1차 확정지어 그 자신감을 엿보이게 했다. 공통점은 기본 100억~200억대 제작비로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는 것. 그야말로 초호화 겨울시장이다.
정상적으로 개봉을 했더라도 홍보·마케팅에 총공세를 펼쳤을 대작들이다. 각 작품마다 의미도 남다르다. '영웅'과 '인생은 아름다워'는 본격 대한민국 뮤지컬 영화 시대를 활짝 열고, '승리호'는 대한민국 SF 영화의 시발점이 될 전망. '서복'은 복제인간 소재로 미래지향적인 신선함을 자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때문에 각 영화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시국 최선의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홍보·마케팅 포인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조심스레 오프라인 행사 가능성까지 영역을 넓혀 계획, 반응을 살펴 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식 영화 행사들은 제작보고회는 온라인, 시사회는 오프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시사회 후 간담회는 라이브 컨퍼런스 등 직접적 대면없이 현장 생중계로 연결하기도 했지만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다시 대면 간담회를 치렀다.
겨울 영화들은 11월 제작보고회부터 오프라인을 욕심내고 있는 상황. 물론 지난 8월 '승리호'가 오프라인 제작보고회를 기획했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전면 취소, 개봉까지 연기되는 불상사를 겪은 전례가 있는 터라 쉽게 확정짓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제작보고회가 실현된다면 지난 2월 17일 '콜' 이후 처음이다.
한 관계자는 "앵무새처럼 '다양한 방식을 고심 중'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어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행사는 물론 개봉부터 아무것도 확답할 수 없는 것도 맞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만을 않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좋은 영화를 좋은 환경에서 기분좋게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