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LG 오지환이 조아제약 주간 MVP에 선정됐다. IS포토 LG 오지환(30)이 최고의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지환은 21일 현재 타율 0.305, 10홈런, 6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 0.280을 넘어, 2009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오지환은 LG의 주전 유격수다. 포지션 특성상 수비 비중이 높다. 그는 국내 내야수 중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며 내야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LG와 우여곡절 끝에 4년 총 40억 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오지환은 공격과 수비 모두 높은 공헌도로 LG의 2위 경쟁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주 6경기에서 주간 타율(0.500)과 OPS(1.435) 1위를 기록하는 등 10월 타율 0.41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10월 셋째 주 조아제약 주간 MVP로 오지환을 선정했다.
LG 오지환이 지난 20일 열린 KT전 3회초 2사 3루 채은성 타석때 KT 투수 배제성의 폭투를 틈타 홈에서 세이프 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수상 소감은 "일간스포츠 MVP는 처음 받는 것 같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고, 개인 성적까지 뒷받침되면서 MVP를 수상해 기분이 좋다."
-개인 첫 3할 타율 달성이 눈앞이다. "크게 의미를 두진 않고 있다. 계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면 모르겠지만, 처음 도전하는 것이어서 '꼭 하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결국 마무리가 중요하다. 우리 팀이 잔여 경기를 잘 치러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다."
-지난 17일 잠실 KIA전에서는 갓 돌이 지난 아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가 가족의 힘인가. "분명 작용하는 것 같다. 아들이 '엄마' 보다 '아빠'라는 말을 먼저 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 아닌가. 나중에 아들이 커서 '그때 네가 야구장에 처음 온 날'이라고 일러줄 것이다. 그 경기(17일 KIA전)에서 졌다면 (나도 아들도) 억울할 것 같아서 '꼭 이기자'라는 각오였다. (LG는 11-8로 이겼고,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오지환은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다.) 예전에는 혼자 생활했는데, 가족이 생겨 더 편안하다. 아내도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끔 내조한다. 운동선수는 성격이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팀이 지거나 내가 부진한 날에 눈치를 보고, 야구 이야기를 일절 꺼내지 않더라. 항상 고맙다."
-올 시즌 2루타 41개(개인 최다 타이)를 기록했다. 지난해 23개에서 크게 늘었다. 장타율도 0.472로 개인 통산(0.415)보다 훨씬 높다. "2루타는 가장 욕심나는 부분이다. 내 장점이 유격수로서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라는 점 아닐까 싶다. 그래서 3루타나 홈런도 있지만, 2루타에 욕심이 많다. 올해 2루타가 많이 나와 기분이 좋다."
-올 시즌 2번·6번·7번·9번 등 다양한 타순을 소화 중이다. 2번 타순 성적(타율 0.330, 장타율 0.494, 출루율 0.384)이 가장 좋다. "타순에 따른 각자 역할이 있다. (2번에서는) 중심 타선에 찬스를 연결하기 위해 출루율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올 시즌 수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타구를 일찍 포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끝까지 쫓으면 잡는 경우가 많더라. 투수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유격수 수비에서는 누구에게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만 실책 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올 시즌 현재 14개를 기록 중인데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볼 수 있다. 가끔 쉬운 타구를 놓쳐서 문제다. 더 보완해야 한다."
-국내 내야수로는 올 시즌 수비 이닝 1위(전체 5위, 1102이닝)다. (전체 1위 KT 배정대가 1160이닝, 3~4위 KIA와 프레스턴 터커와 두산 정수빈은 외야수다. 1132이닝을 소화한 전체 2위 롯데 마차도는 외국인 선수다.) "개인적으로 의미를 두는 몇 가지 부분 중 한 가지가 수비 이닝이다. 주전 선수는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몸 상태가 중요하다. 몸이 건강한 건 코치진, 트레이닝 파트, 부모님 덕분이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부상이 적은 비결은 긴장감을 유지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다칠 것 같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더 과감하게 뛰어야 다치지 않는다'고 늘 생각한다."
류중일 LG 감독은 오지환에 대해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었다. 정점의 기량을 찍을 때가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LG에 와서 보니 밖에서 본 것보다 기량이 더 좋더라. 성실하고 부상이 적은 선수"라면서 "풀 타임으로 내보내 미안하다"라고 했다. 또한 "나와 류지현 수석코치 모두 유격수 출신이라 본인이 못하면 우리에게 누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류중일 감독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두 가지 모두 공감한다. 오히려 우리가 더 죄송하다. 감독은 팀 성적을 책임지는 자리다. 선수를 믿고 내보내는데 못하면 모든 책임을 안아야 하지 않나. 경기에 나가면 더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이유다. 감독님에게 칭찬받고 싶어 더 열심히 한 적이 많다. 감독님은 선수들이 힘들어할까 봐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하신다. 정말 감사하다. 감독님과 수석 코치님 모두 유격수 출신이라 더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같아 더 책임감을 느끼고 뛴다."
-지난겨울 우여곡절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요즘은 평가가 좋다. "LG 유니폼을 입고 계속 뛸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다. 돈이 전부는 아니다. 원팀 멤버가 될 수 있어 좋다. (주변의 평가는) 모두 지난 일이다. 좀 더 야구를 잘해서 3년 뒤에 더 많이 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 주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신다면 감사한 일이다."
-LG의 가을 야구가 눈앞에 다가왔다. "무조건 강팀이 되고 싶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 선배님이 말했던 것처럼 팬들이 원하는 것(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 가을 야구를 한다면 재밌을 것 같다. 김현수·이천웅 등 형들이 팀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있다. 나도 중간 연차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 좋은 결실을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