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터트롯'이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성공적인 결실을 맺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출연자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각 방송사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트로트 예능을 신규로 내놓고 있다. 23일 첫 방송된 MBC '트로트의 민족', 11월 첫 방송되는 KBS 2TV '트롯 전국체전, 방송 중인 SBS '트롯신이 떴다',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등이 있고, TV조선 '미스트롯2'도 방송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행사 등이 줄어든 상황에서 트로트 예능이 늘어나는 건 트로트 가수와 트로트 분야 가요 제작자에게 기분 좋은 변화일 수 있지만, 동시에 말 못할 깊은 고민이 생겼다. 전부 경연 형태로 컨셉트가 비슷해 겹치기 출연 등에 방송사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트로트 가수의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트로트 예능이 많아지면서 어떤 한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사실 이름과 얼굴이 어느 정도 알려진 트로트 가수에겐 각 방송사 별 트로트 예능에서 다 섭외를 받게 되는데 A사 트로트 예능에 출연하면 B사 트로트 예능에서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A사 트로트 예능에 나가면 타 방송사 트로트 예능 뿐만 아니라 예능 전체에 출연하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경우도 있다. 섭외는 PD의 권한이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트로트 가수 제작자도 "아주 유명한 트로트 가수의 경우에도 선배급을 제외하면, 경연 뿐만 아니라 패널로 트로트 예능에 나가는 것을 타 방송사에서 문제 삼는다"라며 "다른 데 출연할 생각을 못하고 한 방송사를 선택해야한다. 트로트 예능 출연이 그 만큼 민감한 이슈다. 그래서 트로트 예능이 대세지만, 아예 아무것도 나가지 않는 게 제일 마음 편한 방법"이라고 최근 방송가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사간 섭외 경쟁으로 소속사와 연예인이 새우등 터지는 경우는 꾸준히 있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봇물 터졌을 땐, 연습생이 어떤 방송사의 오디션에 출연하느냐에 따라 해당 소속사 가수의 음악방송 프로그램 출연까지 지장을 주는 경우가 있어 연습생을 나눠서 모든 아이돌 오디션 예능에 출연시킨 가요 매니지먼트가 많았다. 가요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방송사와 소속사의 관계가 불편해지면 다른 소속 연예인까지 섭외에 지장을 받게 되기 때문에 방송사간 민감한 이슈가 있는 섭외는 더욱 몸을 사리는 편"이라며 "최근엔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의 물밑 섭외 경쟁이 제일 치열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