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오릭스 아델린 로드리게스와 한신 저스틴 보어. 각 구단 SNS KBO리그 외국인 스카우트가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담당 실무자가 선수를 직접 체크하는 게 쉽지 않다. 몇몇 구단은 현지 외국인 코디네이터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업무를 처리 중이다.
자원을 물색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마이너리그가 아예 열리지 않은 건 1901년 이후 처음.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를 영입하려면 '최소 1년 동안 실전 경험이 없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선수를 데려오는 게 최선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내년 시즌 MLB가 어떤 방식으로 열릴지 결정되지 않아 MLB 로스터 내 선수들의 이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미국은 현재 불확실성이 크다. 일단 일본(NPB) 쪽에서 영입 가능한 선수를 체크하는 구단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일본은 지난 6월 19일 시즌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정보다 3개월 늦게 첫 경기가 열렸다. 이후 선수단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경기가 계속 열리고 있다. 경기 감각을 우려해야 하는 마이너리그 출신 선수들보다 조건이 낫다. 국내 구단은 일본에서 재계약이 불발되거나 활약이 미미했던 선수들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것에 대비해 레이더를 돌리고 있다. 일본 구단에선 입지가 좁아졌지만, KBO리그 입성 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여지는 충분하다. 올 시즌 15승을 따낸 오른손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좋은 사례이다.
올 시즌 일본으로 리그를 옮겨 뛴 아델린 로드리게스. 오릭스 SNS 취재 결과 현재 타자 쪽에서는 아델린 로드리게스(29·오릭스), 저스틴 보어(32·한신)에 대한 국내 구단의 관심이 꽤 높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드리게스는 MLB 경험이 전혀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만 통산 11년을 뛰며 홈런 174개를 때려낸 거포. 1루와 3루를 맡을 수 있고, 외야수도 가능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릭스와 계약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3, 6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로드리게스의 타격을 보면 나바로(전 삼성) 같은 느낌이 있다. 인성도 괜찮다. 일단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했으니까 KBO리그에 오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로드리게스의 거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오릭스를 나오게 될 경우 국내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게 유력하다.
보어는 MLB 통산 92홈런을 때려낸 경력자다. 세 시즌이나 20홈런을 넘긴 이력이 있다. 지난해 12월 추정 연봉 2억7500만엔(29억5000만원)을 받고 1년 계약으로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3, 17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현지 언론에선 '올 시즌이 끝나고 퇴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내 다른 구단에서 새 팀을 찾을 가능성이 있지만, KBO리그 구단들이 동향을 체크 중이다.
일본 역시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스트레일리(롯데), 알칸타라(두산), 브룩스(KIA)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일본 구단도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구단에서 뛴 외국인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