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아성에 도전한다. 쇼핑 플랫폼을 기반으로 온라인에서 카드 연동이나 선불 충전 방식으로 결제 시장을 넓혀온 네이버페이가 삼성의 모바일 단말기를 앞세워 편의성으로 무장한 삼성페이와 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2일 BC카드와 제휴해 오프라인에서 이용 가능한 QR 포인트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의 경우 네이버페이 안에서 정부가 운영하는 제로페이만 이용 가능했으나, 자체 QR코드 결제망을 구축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네이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히며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에게 비용 효율적이면서 기존 네이버 생태계와 호환되는 결제 솔루션을 제공해 마케팅과 사업 운영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QR 결제 서비스는 네이버나 네이버페이 앱에서 2차원 형태의 바코드인 QR코드를 생성해 영업점 포스기로 인식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음료 전문점, 주유소, 테마파크 등 전국 7만개 이상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본인이 적립하거나 충전한 포인트를 활용해 결제할 수 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지난해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를 이용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평균 이용액은 17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4% 늘었고 이용 건수는 602만건으로 56.6% 증가했다.
또 미리 충전 금액으로 물건을 사거나 교통요금을 낼 수 있는 선불전자 지급서비스 이용금액은 29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9% 증가했고, 건수는 1890만건으로 15.8% 늘었다.
그동안 네이버는 온라인에서 쇼핑 왕국을 세우며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1%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를 모아왔다. 또 최근 일정 비용을 낸 네이버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으로 온라인 속 네이버 생태계를 키웠다.
여기에 네이버페이가 오프라인 결제를 시작하면서 온라인에 국한돼 있던 네이버 생태계가 오프라인으로 뻗어가게 됐다.
하지만 이미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꽉 잡고 있다.
삼성페이는 2015년 8월 출시 당시 영업점과 별도의 가맹 계약 없이도 포스기에 휴대전화 단말기를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독자적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로 간편결제 서비스 오프라인 시장을 선점해왔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단말기 이용자에게 편의성 측면에서 크게 만족감을 주며 오프라인 독주를 이어왔다.
앞서 QR코드를 활용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만 봐도 삼성페이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예상대로 일단 네이버페이는 오프라인에서도 ‘포인트 적립’ 혜택을 앞세워 이용자 유인에 나섰다. 출시 첫 날 네이버는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온라인과 비슷한 포인트 적립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에셋대우CMA RP 네이버통장' 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에게 일반 사용자 보다 2배 많은 포인트를, 둘을 모두 이용하는 사용자는 4배 많은 포인트를 랜덤 제공하는 파격 이벤트를 내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QR코드 결제가 아직 실생활에 정착돼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삼성 스마트폰에 한정돼 있긴 해도 삼성페이가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진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애플 스마트폰 이용자나 기존 네이버 포인트 적립에 집중해 온 이용자라면 사용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