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부분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은 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재차 투쟁 수위를 높여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경우 본사(GM) 차원의 후속 조치도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GM은 지난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됐던 부평 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GM은 지난달 22일 19차 임단협 교섭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 약 2150억원(1억9000만 달러)을 투자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2023년 창원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인 신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파생 모델을 해당 공장에 배정하고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생산설비와 금형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6일 부분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9일과 10일에도 파업을 예고했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파업으로 인해 한국GM은 비상이 걸렸다. 이미 올 상반기 코로나19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낸 가운데 추가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한국GM 측은 “최근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로 인한 누적 생산손실이 1만2000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트레일블레이저 등 신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돼 한창 차를 만들어야 할 시기에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심화한 것이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과 부평2공장의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전제 아래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경우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을 연장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에 사측이 강경 기조로 대응하면서 노사 갈등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