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만대 영화감독이 디지털 매거진으로 재창간하는 무비위크(movieweek)와 청년 배우 응원 프로젝트인 ‘월간 봉만대-세상에 없던 선착순 오디션’을 기획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봉만대 감독은 11월 10일 서울 모처에서 배우 김규리, 김성철 엔진필름 대표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나서, 청년 배우들을 상대로 집중 멘토링을 겸한 오디션을 실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디지털 매거진으로 리론칭을 앞둔 무비위크의 첫 번째 ‘사회 공헌 프로젝트’. ‘월간 봉만대-세상에 없던 선착순 오디션’이란 타이틀에 맞게 지난 10월 30일 단 하루 선착순 접수를 받았으며, 오는 10일 12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오디션을 치른다. 앞으로 매월 실시할 정기 오디션 ‘월간 봉만대’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봉만대 감독을 만나, 배우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현실 조언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영화 감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그동안 영화에만 정신적 육체적 투자를 하면서 창작 활동을 했는데, 한계를 느끼는 부분도 있고, 영화 이면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을 것 같은 무한한 동경심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게 되었다.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 또 다른 세계에서 저만의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이 또한 내 모습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VR 작품이나 웹 드라마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시면서도 아이디어가 끊이질 않는다. 이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인지?
“어릴 때부터 굉장히 호기심이 많았다. 궁금증이 많다보니 뒤늦게 그 세계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이 많다. 얼마 전에도 ‘처음부터 감독이 되고 싶었나’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 원래는 배우로서 무대에서 연기해서 내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드러낼 만한 방식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연기적 한계도 느꼈고, 사투리도 심하고 등등…. 그러다 보니 연출 쪽이 더 나에게 맞겠다 싶어 연출부 막내부터 조감독까지 올라갔는데, 촬영 방식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충무로를 떠나서 광고 쪽에서 촬영부 막내 생활을 시작했었다. 카메라에 대한 직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찍을 때 카메라를 잡고 연출까지 겸했던 적이 있다. 호기심이 아이디어를 만들고 경험으로 이어지고 낡은경험은 다시 버려져 또다른 호기심의 자양분이 되는 것 같다. 내 아이디어의 원천은 결국 호기심이다.” -‘세상에 없던 선착순 오디션-월간 봉만대’ 타이틀을 내걸고 새로운 형식의 오디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기존 오디션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차이점은 준비하는 사람보다 오디션을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오디션에서 진행되는 지정연기, 자유연기는 정해진 배역을 위한 경우가 많은데, ‘월간 봉만대’는 정해진 배역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와서 편안하게 인생 이야기를 해도 좋다. 답답했던 걸 이야기하다보면 본인이 스스로 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것을 유도해내고 새로운 길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선착순 오디션인 만큼 아주 다양한 지원자들이 올 텐데, 어떤 신인배우가 감독 봉만대의 눈을 사로잡을 것 같나?
“아주 좋은 질문이다. 여러분도‘나는 왜 안 될까?’라고 생각을 많이 할텐데, 다시 자신을 들여다보면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예전엔 영화배우, 탤런트, 연극배우 등 매체 연기의 경계가 명확했다. 요즘은 경계를 넘나들며 연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결국은 내가 어디에 있든 어느 역할을 하든 ‘어떤 연기’를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저는 보통 구체적인 오디션을 보라고 조언한다. 영화배우, 탤런트, 모델 등 자기만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확히 정한 사람이 많지 않다.그 경계의 판단이 맞는지 조차 모르겠다는 생각이 있는 분들이 오면 좋겠고 시작의 설렘이 두려움과 고통의 과정에 놓이게 되는 책임연기를 하실 의지가 있는 분들이 제 눈에 들어 올것같다.”
-요즘에는 소속사 입김이 있어야 오디션에 붙는다는 말들이 많다. 정말 실력만으로 작품에 발탁될 수 있을까?
“이미 소속사에서도 상당한 준비를 통해 오디션을 보고 그 배우를 뽑았을 것이다. 즉 소속사에 들어갔다는 것은 그 정도의 자격은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이후에 소속사의 힘을 통해서 캐스팅이 잘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속사의 홈페이지나 프로필 첫 페이지를 보면, 간판 배우가 장식하고 있고, 그 다음 페이지에도 좋은 배우가 자리한다. 맨 뒤로 가보면 완전히 모르는 신인 배우들이 있다. 이 신인 배우도 다 오디션을 볼까? 물론 그렇다. 요즘은 ‘공명정대’에 대한 이슈가 커져서, 제작사가 투자사에게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준비할 때 똑같이 오디션을 보고 배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데이터를 제공한다. 소속사 여부와 상관 이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느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 것인가를 더 염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본인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계의 ‘쌍 봉’으로 꼽는 두 감독 중 한 분이신데,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후 위로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과도 이후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셨는지? 기생충>
“칸 영화제나, 아카데미 영화제 가시기 전에는 술자리에서 재미난 이야기나 넋두리도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봉준호 감독님께서 사회적 활동을 잘 안하고 계신다. 창작 활동을 위한 개인적 시간을 보내시는 중이라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웃음) 많은 분들이 그 분을 ‘양봉’, 저를 ‘음봉’이라고 말씀해주시는데 저와 그 분은 가는 길도 다르고 창작의 결도 다르다. 봉준호 감독님은 전 세계인이 감동하는 영화를 담고 있다면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감독들은 모두 프렌드십을 많이 갖고 있어서 서열 없는 관계에서 서로를 존중한다. 물론 저는 봉준호 감독님을 존경하고, 저 역시 좋은 작품으로 칸, 베니스 영화제 등을 가고 싶은 열망이 생겨서 좋다. 나도 꼭 가보고 싶다! 제 장르가 세계에 우뚝서는 날! (웃음)”
-요즘 유튜브가 대세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봉 감독님만의 채널을 개설하실 생각은 없는지?
“지인분들과 미래 콘텐츠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하다가 이번 오디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플랫폼은 앞으로도 새롭게 계속 생겨날 것이고, 마치 길을 갈 때 자전거나 버스나 택시 등 골라서 가듯이 지금 새로운 콘텐츠로 개인의 세계관을 펼치는 아름다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대면 시대에 사람과 사람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무비위크’의 재창간과 함께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등장시킬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이 기쁘다.”
-향후 계획과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제 삶의 제 1원칙은 ‘불러주면 가고 안 부르면 안 간다’다. 내가 재미있는 곳, 내가 가서 생각을 좀 더 드러내고 같이 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아픔이 있어서 내가 뭔가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곳에 가고 있다. 얼마 전에도 전라북도 고창에서 불러서 고창 영화제에서 젊은 친구들과 영화 실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왔는데 참 좋았다. 새 영화 작업에 들어가길 고대하고 있지만, 시나리오 수정 작업 때문에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숏필름, OTT와 더불어 다양한 콘텐트에 대해 좀더 도전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다. 모바일 세대인 10대 20대를 겨냥한 세로로 제작된 틱톡 영상 콘텐트도 많이 만들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개발해야하기 때문에, 늘 창작적 베이스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카메라 바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