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5일과 17일, 오스트리아의 비너노이슈타트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카타르를 상대로 원정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유럽 원정 평가전인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점검하지 못했던 해외파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벤투 감독이 해외파를 소집해 치른 마지막 평가전이 지난해 11월 19일 브라질전이었다. 거의 1년 만에 해외파 선수들이 A매치에 출격하는 셈이다.
이번 소집에서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등 총 7명이다. 그 중에서도 손흥민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한국 축구 부동의 에이스인 손흥민은 2020~21시즌 EPL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활약상을 한 마디로 설명해주는 단어가 바로 'EPL 득점 선두'다. 8라운드가 끝난 현재, 손흥민은 8골 2도움으로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전세계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쟁쟁한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최근 2경기에서 득점이 없었지만, 공동 1위를 유지 중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손흥민은 8경기 만에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5경기에 나서 2골을 터뜨리는 등 시즌 초반 승승장구 중이다.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컨디션이 좋은 손흥민이기에, 오랜만에 A매치에 나서는 벤투호에서도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A매치 87경기 출전 26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의 대표팀 마지막 득점은 1년 1개월 전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스리랑카와 경기에서 나왔다. 약체 스리랑카를 8-0으로 두들기는 과정에서 손흥민도 2골을 넣었다. 스리랑카전 이후로는 월드컵 2차예선 북한, 레바논전 그리고 브라질 친선경기까지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물론 소속팀 토트넘과 대표팀은 환경과 상황이 다르다. 그만큼 손흥민이 리그에서처럼 활약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한국의 에이스인 손흥민은 번번이 상대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됐다. 또 소집 기간이 짧은 만큼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경기인 데다 '역대급' 활약을 펼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이번 두 차례 친선경기를 앞둔 손흥민의 의욕도 남다르다.
더구나 이번 친선경기 상대인 멕시코와 카타르는 갚아줘야 할 빚이 있는 팀들이다. 멕시코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에 1-2 패배를 안긴 팀이다. 카타르도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패한 기억이 있다. 벤투 감독은 "설욕에 대한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는다"며 '냉정'을 주문했다. 그러나 당시의 아쉬움을 갚아줄 좋은 기회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오랜만에 치르는 A매치에서 'EPL 득점 선두' 손흥민이 골을 넣는 모습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