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경마 스포츠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마사회 소속 ‘닉스고’가 바다 건너 미국에서 승전보를 보냈다.
지난 8일 미국 켄터키주 킨랜드 경마장에서 열린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GⅠ, 1600m, 3세 이상, 총상금 100만 달러)’ 경주에 출전한 닉스고가 1분 33초 85의 기록으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 기록은 킨랜드 경마장의 1600m 신기록이기도 하다.
브리더스컵은 세계 최고의 경마 시행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열리는 경마 올림픽이자 축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마 팬들이 현장을 찾을 순 없었지만 NBC스포츠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온라인 베팅으로 세계 최고의 경마축제를 즐겼다.
닉스고는 2018년 브리더스컵 쥬버나일 경주 준우승에 이은 두 번째 브리더스컵 입상을 기록했다. 브리더스컵 최초 우승이라는 업적도 일궈냈다. 또 국내 대표 경주마인 ’블루치퍼‘가 작년 같은 경주에서 3위를 기록한데 이어 닉스고의 우승까지 더해지며 한국경마의 높아진 위상을 톡톡히 알렸다.
국내 유전자 기술을 활용한 ‘케이닉스’ 사업으로 선발된 닉스고는 이번 경주에서 12마리의 말 중 5번 게이트에서 출발해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초반 ‘컴플렉시티’의 매서운 추격이 있었음에도 내내 선두를 유지하던 닉스고는 4코너 부분을 지나면서는 스퍼트를 올려 2, 3위권과 3.5마신이라는 대차를 기록하며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해 닉스고는 2월 우승 이후 부상이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난 10월 얼라우언스 경주에서 우승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브래드 콕스 조교사는 “한 달 전 킨랜드에서 달렸을 때도 목표로 생각하지 않았던 성과”라며 “닉스고가 몸을 만들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브리더스컵 주최 측에서 경주를 허가한 것에 매우 감사했고 그들의 결정은 옳았다”고 말했다.
닉스고와 함께 경주에 참가한 로사리오 기수도 “닉스고가 얼마나 빨리 가고 있는지 몰랐을 정도로 매우 빠른 기록”이라며 우승을 자축했다.
외신들도 닉스고의 우승에 감탄했다. 미국 유력 경마지인 블러드홀스는 2년 전 브리더스컵 첫 출전을 언급하며 한국마사회 종마 사업의 우수성과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세계 최대 상금 규모로 유명한 사우디컵에서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다음 사우디컵에서 닉스고의 모습을 보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내왔다.
한국마사회는 유전체 기반 경주마 선발기술인 케이닉스를 활용해 우수한 유전자원을 조기에 발굴해 씨수말로 육성·활용, 국제 종마시장에 진출할 교두보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닉스고의 수득 상금만 134만 달러(약 16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