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공감의 승리였다. tvN 월화극 '산후조리원'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 승리를 일궈냈다.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 최연소 임원, 병원에선 최고령 산모 엄지원(오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를 표방했다.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나 좋아하겠지' 혹은 '그들에게도 공감받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는 한 회만에 날려버렸다. 실제 출산하면서 느낀 감정과 경험담을 녹여낸 순도 100% 리얼 스토리가 수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은 하이퍼리얼리즘이라며 극찬을 보내고 있다.
매회 웃음·공감·위로·힐링까지 전달하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반드시 경험해야만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처음이기에 더욱 서투르고 힘들 수 밖에 없는 시기에 대한 적응과 성장을 다룬 이야기라 누구나 공감하고 몰입하게 된다. 여기에 산후조리원이라는 특별한 공간적 배경과 리얼리티가 덧입혀져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독보적인 스타일의 드라마로 완성됐다.
극본을 쓴 김지수 작가는 "산후조리원에서 아이 중심으로 자기 소개를 하는 것이 굉장히 신선했다. 하루 만에 내 인생의 중심이 완전히 아이가 되면서 느끼게 된 혼란스러움, 그 포인트를 재미있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실제 조리원 생활을 경험하면서 겪었던 일 중에 드라마에 꼭 넣고 싶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 의도는 지난 3회 방송에서도 여과없이 잘 드러났다. 자신을 아이의 태명인 '요미 엄마'로 부르는 원장 장혜진(최혜숙)에게 최리(이루다)라고 호칭을 바꿔달라는 요청을 하는 장면을 비롯해 갑작스럽게 회사 상사와 통화를 하게 된 엄지원이 '수요'를 '수유'로 'MOU'를 '모유'로 자신도 모르게 바꿔 말하는 장면 역시 작가의 경험담이다.
결국 산후조리원도 돈이 있어야 가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후조리원을 '천국'이라고 한다. 삼시세끼 영양식을 준비해주고 아이도 돌봐주고 마사지도 해주는 곳. 겉으로 보기에는 천국처럼 보이지만 아무리 천국같은 공간이라도 처음을 겪어내는 엄마들에겐 때론 답답하고 힘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은게 작가의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