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웃사촌(이환경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우는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가 여러가지 이슈로 개봉이 늦어지긴 했지만, 배우 정우로서도 공백기가 꽤 길었다"는 말에 "'흥부' 이후 '이웃사촌'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뜨거운 피'를 연달아 하면서 내 안에 꺼내 쓸 재료들이 많이 고갈됐다.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정우는 "1년 3개월 정도 촬영을 쉬었는데, 공백기를 가지면서 또 다시 절실함을 채우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배우로서 비워내고 또 채우는 그런 시간을 가져 좋았다"고 밝혔다.
"시간을 어떻게 보냈냐"고 묻자 정우는 "단순한 패턴으로 보냈다. 난 항상 마인드 컨트롤을 할 때 그냥 걷는다. 눈 뜨자마자 걷고, 아침 먹고 또 걷고, 점심 먹고 또 걷고 그런다. 그리고 중간에 제의가 들어오는 대본이나 시나리오를 보는 정도다"고 털어놨다.
"하정우와 비슷하다"는 농담섞인 말에는 "실제로 하정우 선배님에 대한 팬심이 있다. 걷기 학교? 관심있다"며 "걷는건 정신건강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기도 하다. 나이가 한살 두살 지나다 보니까 체중 감량도 예전처럼 쉽지 않다. 하루 이틀 해서는 안 되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정우는 "어찌됐던 배우는 늘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촬영은 끝났지만 스크린으로 만나야 하는 작품들을 기다리고, 앞으로 해야 하는 작품들, 하게 될 작품들을 끊임없이 기다린다. 기다리다보면 사람인지라 내 마음 컨트롤이 안 될 때가 있는데 그걸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다시 에너지 풀충전이 됐냐"고 묻자 정우는 "쉬는 동안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다. 다만 기존에 보여졌던 모습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연기를 하고 싶은 그런 갈증이 있었다"며 "그래서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로코다. 분노조절장애를 연기하는데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극중 정우는 좌천 위기의 도청팀장 대권 역을 맡아 어설픈 도청팀원들을 이끌어 간다. 대권은 가족을 지켜야 하는 가장의 무게까지 짊어져 무한 책임감을 소유한 캐릭터. 눈빛과 표정 만으로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뽐내며 '믿보배' 정우의 저력을 확인케 한다.
'이웃사촌'은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돼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280만 관객을 울리고 웃긴 '7번방의 선물'(2017) 이환경 감독과 제작진이 7년만에 재회해서 선보이는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