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의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쯤 112에 이같이 신고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A씨의 안전을 우려한 용산경찰서는 위치 추적을 했다. 그리고 급히 생활범죄수사팀 형사들과 용산역파출소, 한강로지구대 대원들을 A씨 집으로 보냈다.
경찰이 초인종을 누르자 A씨는 “돌아가달라”며 “남자친구가 몰래 클럽에서 논 것에 화가 나 거짓으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남자친구의 협박을 받고선 신고를 물리려는 것으로 판단했다. 소방의 도움을 받고 문을 강제로 열었다. 그러나 정말 거짓 신고였다. 남자친구가 마약을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용산서 관계자는 18일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112 허위 신고로 경찰력이 낭비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2 허위 신고 적발 건수’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4000건가량을 나타냈다. 올해만 보면 8월까지 2525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7%가량이 형사입건됐고, 입건자 중 2%가량은 구속 수사를 받았다.
허위 신고로 수사를 받은 사람은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형법 제137조에 따르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 이달 1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20회가량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B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죄 판결을 받은 허위 신고자에 대해선 별도로 민사 소송(손해배상청구 등)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허위 신고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중대한 범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