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일상 속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다.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감염 고리를 끊지 못하면 방역과 의료 대응 모두 지속 불능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1명 늘어 누적 3만100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330명)보다 59명 줄었다. 하지만 검사 수가 적은 휴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평일에는 4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일부터 16일 연속 세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300명대만 5차례나 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수십명에서 백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면서 거센 확산세를보인다.
확진자는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임용고시 학원과 관련해서는 수도권뿐 아니라 전북, 광주 등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고등학교,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등 학교 중심의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으며, 수도권 동창 운동모임, 경기 화성시 제조업체, 강원 철원 군부대,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전날에 이어 13%대를 유지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가 일상 속에서 조용히 전파되면서 지난 한 주에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3차 유행이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차 유행과 달리 가족·지인 사이에서, 또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공간을 매개로 코로나19가 조용히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경기 안양·군포의 요양기관에서는 한 명의 확진자를 기점으로 3∼4주 만에 160여 명이 감염되기도 했다"고 했다.
확진자 연령대를 보면 20대에서 증가세를 보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장 브리핑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50대 이하의 확진자가 75.9%, 60대 이상이 24.1%로 6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증가 폭이 가장 커서 40주차의 총 확진자 10.6% 수준에 비하면 47주차인 지난주는 17.8%로 늘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0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에 여행, 행사, 모임 등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하고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동절기 요인 등으로 인해서 지역사회 전파 확산이 지속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 위험이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감염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방역과 의료대응 모두 지속 불능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4일 0시부터 2단계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