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고장이자 제1호 말산업 특구인 제주도의 말산업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유례 없는 침체위기에 봉착해 있다.
국내 말산업 시장 회복과 우수 국산마 발굴을 위해 지난달 29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특별경주(1200m)에서 국산 2세마 슈퍼루키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다가오는 신축년에 이어질 삼관경주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국내 말산업을 견인할 ‘난세의 영웅마’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는 한국마사회의 소속 씨수말 ‘테이크차지인디’의 자마인 ‘히트예감’이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바깥쪽이던 8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과 초반 가속을 통해 안쪽으로 파고들며 선두를 차지한 히트예감은 한 번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며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해 3전 전승을 이어갔다. 2위의 자리에는 ‘머스킷맨’의 자마 ‘위너스맨’이 차지했다. 3연승을 달리며 경주 전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위너스맨’은 경주 내내 히트예감을 위협했으나 끝내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4마신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서울경마공원에서는 ‘올드패션드’의 자마인 ‘흥바라기’가 경주 시작과 함께 월등한 초반 가속을 뽐내며 선두자리를 차지해 결승선까지 선두를 지켰다. 흥바라기 또한 부경의 히트예감과 함께 3전 전승을 기록했다. 2위는 무서운 추입능력을 보여준 ‘슈퍼챔피언’에게 돌아갔다. 시작부터 4코너까지 줄곧 하위그룹에 머물며 흐름을 지켜보던 슈퍼챔피언은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숨겨온 힘을 쏟아내 11위에서 단숨에 2위까지 올라온 것이다. 우승마 흥바라기에 2.5마신차로 패배했지만 마지막까지 발걸음에 힘이 차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긴 거리의 경주에 출전한다면 뛰어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뛰어난 가능성을 보여준 국산 2세 경주마들은 내년이면 본격적인 기량을 발휘하며 트리플크라운(삼관경주, 3세 국산마 한정 시리즈 경주-KRA컵 마일·코리안더비·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등 큰 무대에 도전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올해 외산마 수입이 평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새해 경주로는 국내산 경주마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 말산업과 생산농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국산마 우대정책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내년에 한정해 외산마의 수입이 전면 제한된다. 또 국산 경매마 육성 인센티브 확대, 및 경매마 한정 대상경주 추가 신설 등으로 국산마의 수요를 높여 말산업 위기를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갈 계획이다.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국산마 우대 정책을 강화해 말산업과 생산농가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국산마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