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 '두 명의 레전드' 박용택(41·LG)과 김태균(38·한화)이 기록상과 공로상을 각각 품에 안았다.
2020년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정규시즌을 정상적으로 끝냈다. 올해 만들어진 기록은 그래서 더 의미 있었다.
LG 박용택은 역대 최초 10년 연속 3할, 7년 연속 150안타를 때려낸 '기록의 사나이'다. 은퇴 시즌인 올해 두 가지 기록을 추가했다. 10월 6일 잠실 삼성전 2-2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서 구본혁의 대타로 나서 삼성 이승현으로부터 2루타를 뽑아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2500안타를 달성했다.
박용택은 2018년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2319번째(종전 양준혁 2318개) 안타를 때려내며 KBO 역대 개인 통산 최다안타 1위에 올라선 그는 통산 2504안타를 기록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또한 박용택은 10월 8일 잠실 삼성전 7회 대타로 그라운드를 밟아 개인 최다 출장 신기록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정성훈(2223경기 출장)이 가지고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박용택은 자신의 타이틀 중 최다 경기 출장을 가장 의미 있는 기록으로 손꼽았다. 그는 "LG에서 친하게 지낸 정성훈(현 KIA 코치)에게 신기록 달성 전날 전화했더니 '내가 유일하게 보유한 최다 기록이 출전인데, 그걸 뺏어가느냐'고 하더라"며 "2500안타 달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이병규(현 LG 타격 코치) 형이 나보다 더 의식하기에 '뭘 그리 신경 쓰느냐'고 핀잔을 줬다"며 색다른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공로상은 김태균이 차지했다. 2001년 한화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그해 신인상을 차지했다. 김태균은 이날 "신인상을 받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은퇴했으니 상을 받을 일이 많지 않을 텐데, 선수 생활 마지막에 의미 있는 상을 주신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 관계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18시즌을 뛰는 동안 타율 0.320(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을 올렸다. 개인 통산 출루율은 0.421다. 리그 역사상 2000안타·300홈런을 때린 오른손 타자는 김태균이 유일하다. 2017년에는 86경기 연속 출루라는 놀라운 기록도 달성했다.
뛰어난 기록으로 KBO리그의 위상을 높인 그는 국가대표팀 중심타자로서 국위 선양에도 앞장섰다.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멤버로 대표팀의 선전에 기여했다. 특히 1~4회 WBC에 모두 출전했다. 당시 그는 "태극마크는 항상 영광"이라고 했다.
또한 김태균은 지역봉사, 불우이웃돕기 등 선행에도 앞장섰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프로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고, 2017년에는 '나눔국민대상'에서 보관복지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야구팬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