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원킬'. 슈팅 하나로 득점 공동선두를 되찾은 손흥민(28·토트넘)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수식어는 없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0-1로 뒤진 전반 33분 동점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후반 45분 피르미누에게 결승 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그러나 손흥민은 리그 11호 골로 득점 공동 2위에서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현재 리그에서 11골 4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기록까지 더하면 14골 7도움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손흥민의 골을 더 빛나게 하는 건 압도적인 결정력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EPL 13라운드까지 모든 경기에 출전해 23번의 슈팅을 때렸다. 그중 14개의 슈팅이 골문을 향해 11골로 연결됐다. 전체 슈팅의 47.8%가 득점으로 이어졌고, 유효슈팅은 78.6%의 확률로 골이 됐다.
손흥민이 기록한 슈팅 23개는 리그에서 26번째다. 손흥민과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모하메드 살라의 슈팅은 45개, 도미닉 칼버트-르윈은 40개로 최다 슈팅 3·4위를 기록 중이다. 손흥민의 득점 효율성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다 슈팅 1위는 해리 케인(토트넘·50개), 2위는 패트릭 뱀포드(리즈·49개)다.
슈팅 중 유효슈팅 비율을 수치화한 '슈팅 정확도'에서 손흥민은 60.9%를 기록 중이다. 모하메드 살라(슈팅 45개 중 유효슈팅 23개·51%)와 도미닉 칼버트-르윈(슈팅 40개 중 유효슈팅 23개·42%)을 크게 앞선다. 빠른 역습 축구를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토트넘의 스타일에 맞춰 손흥민의 결정력도 '원샷원킬'로 진화했다.
이런 흐름을 유지한다면 득점왕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시즌 일정이 3분의 2 가까이 남아있는 만큼 섣불리 장담하긴 어렵지만, 지금과 같은 골 결정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박싱데이(크리스마스 주간의 빡빡한 일정)를 잘 넘겨야 한다. EPL은 다음 라운드부터 리그컵을 포함해 곧바로 박싱데이에 돌입한다. 혹독한 일정 속에서 손흥민의 체력이 얼마나 잘 버텨주느냐가 득점왕 경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손흥민의 이날 골은 그가 리버풀을 상대로 3년 만에 터뜨린 골이었다. 4-1 대승을 거뒀던 2017년 10월 이후 3년 만에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 아울러 이 골은 2015년 8월 토트넘 입단 후 손흥민이 터뜨린 99번째 골이었다.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20일 리그 14라운드 레스터 시티전이다. 손흥민의 '토트넘 100호 골'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