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극장가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주말에도 하루 약 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일 일요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는 3만 8949명이다. 토요일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19일 토요일에는 4만 2469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평일 4만 명이었던 관객수가 주말 4만 명, 평일 2만 명 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쯤 되니 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들도 힘겨운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해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제'도 마찬가지다. '조제'는 지난 20일 일요일임에도 1만 114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열흘 넘게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누적 관객수는 13만 9435명에 그쳤다.
2위도 비슷한 사정이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이웃사촌'은 6151명의 일일 관객수를 나타냈다. 누적 관객수는 40만 8076명. 개봉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 시점이지만 관객수 50만 명 넘기가 힘겹다.
외화라 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서치'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은 '런'은 지난달 20일 개봉해 26만 863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으니 신작 개봉이 멈추고, 신작이 없으니 관객이 더욱 극장으로 향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서복'과 '인생은 아름다워'에 이어 '새해전야'까지 개봉을 잠정 연기하면서 한국영화 기대작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
남은 기대작은 DC의 희망 '원더 우먼 1984'뿐이다. 1984년을 배경으로 원더 우먼의 용기와 희망 사랑을 그리는 이 영화는 2017년작 '원더 우먼'의 속편. 21일 오전 7시 기준 7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예매 관객수 또한 4만 3000명을 넘어섰다.
원더 우먼이 '원더 우먼 1984'에서 기적을 일으켰듯, 한국 극장가에서도 원더 우먼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우리의 현실에서도, 극장가에서도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