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는 2020년 한국 축구가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울산은 지난 19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를 꺾고 우승했다. 그리고 울산은 2021년 한국 축구의 첫 스타트를 끊는다.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FIF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1년마다 열리는 국제대회다. 6개 대륙의 클럽대항전 우승팀과 개최국 1부 리그 우승팀 등 7개 팀이 참가한다. 클럽월드컵은 일반적으로 12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년 2월 1일 개막해 열흘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현재까지 울산과 함께 대회 참가를 확정한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바이에른 뮌헨(독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알 아흘리(이집트),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개최국 카타르 스타스 리그 우승 팀 알 두하일까지 5개 팀이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우승 팀은 22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챔피언은 내년 1월 결정될 예정이다.
클럽월드컵은 알 두하일과 오클랜드 시티의 플레이오프로 시작한다. 이후 추첨을 통해 대진을 결정하고, 울산은 8강부터 참가한다. 유럽과 남미 챔피언은 4강부터 등장한다.
아시아를 평정한 울산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2012년 클럽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울산은 당시 6위에 머물렀다. 클럽월드컵에서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2020년 울산은 클럽월드컵 첫 승에 도전한다. 또 포항 스틸러스가 2009년 세운 K리그 최고 기록(3위)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가장 주목받는 팀은 역시 뮌헨이다. 2019~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 뮌헨은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팀이다. 당연히 우승 후보 0순위다. 2000년 시작된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총 16차례 진행됐는데, 유럽 챔피언이 12회 우승을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2013년 우승 경험이 있다.
클럽월드컵에 참가한 팀들은 뮌헨을 목표로 한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울산이 8강에서 승리한다면 추첨에 결과에 따라 뮌헨과 대결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지만, 울산은 믿는 구석이 있다. 골키퍼 조현우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최고의 선방쇼를 펼치며 독일전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한국에 무너진 독일 대표팀의 골키퍼는 마누엘 노이어. 그는 뮌헨의 간판 골키퍼다. 울산과 뮌헨의 매치가 성사된다면 조현우와 노이어의 리턴 매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독일 최강의 클럽 뮌헨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다. 노이어와 함께 한국전에 뛰었던 뮌헨 소속 선수는 니클라스 쥘레, 조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등 4명이 더 있다. 이들도 조현우의 활약을 기억할 것이다.
조현우는 코로나19 감염으로 ACL에 뛰지 못한 아쉬움을 클럽월드컵에서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울산이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뮌헨을 상대로 선전한다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K리그의 위상도 드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