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홍창기(27)는 녹색 그라운드 위에서 '호크 아이(매의 눈)'를 자랑한다. 다가오는 2021시즌에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타격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2016년 LG 3라운드(전체 27순위)에 지명된 홍창기는 입단 5년 만에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신인상 투표에서 KT 소형준에 이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전 외야수의 연이은 이탈 속에 7월부터 출전 기회를 얻은 그는 포스트시즌까지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했다.
올 시즌 홍창기는 정규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0.279, 5홈런, 39타점, 87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첫 풀타임 시즌이었는데 나름 잘했다고 생각한다. 70~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수비나 주루에서 실수가 있었다"라고 냉철하게 돌아봤다.
홍창기의 매력은 출루율이다. 올해 0.411을 기록했다. 이 부문 리그 6위. 타율(38위)에 비해 아주 높은 편이다. 특히 규정타석을 채운 2할대 타자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4할대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단지 볼넷을 잘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끈질기게 타격한다. 타석당 투구수는 4.37개로, KT 조용호(4.46개)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랐다. 1번 타자의 역할에 누구보다 충실했다는 의미다.
그의 높은 출루율은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타고난 동체 시력이 좋다면 공을 잘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체시력이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 능력까지 보장하는 건 아니다. 홍창기는 "비결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반복 훈련을 통해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했다.
그는 "타격 훈련 때 볼이 되는 공을 쳐보면서 나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만든다. 경기에서는 내 존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공은 기다리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공의 회전수가 다르게 느껴지면 떨어지는 유인구라 생각하고 배트를 휘두르지 않으려 한다. 물론 속을 때도 있지만, 최대한 유인구를 참으려 한다"고 했다. 지난겨울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 뛰며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상대한 것도 큰 효과를 봤다.
그는 아직 배고프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196(46타수 9안타)였던 홍창기는 올해 0.278을 기록했다.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더 매서운 타격이 필요하다. 그래서 2021년 목표는 타격 능력 향상이다. 그는 "계속 1번 타자로 나서면서,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고 싶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러서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고 싶다. 타율을 더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오프시즌 그는 스윙 회전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그는 "회전력이 좋아야 빠른 배트 스피드로 스윙할 수 있다. 올 시즌 배트 스피드가 좀 부족했는데,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호크 아이'에 강력한 타격까지 더해지면, 그는 상대 투수에게 한층 더 매서운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