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첫 방송된 JTBC 수목극 '런 온'은 저마다의 다른 속도로 인생을 살아 나갔던 임시완(기선겸)과 신세경(오미주)의 평범하지 않은 만남을 담아냈다. 첫 만남부터 삐걱대는 대화로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음을 보여준 두 사람은 점점 각자가 좋아하는 키워드를 오픈하고, 경계심을 풀어가며 서로에게 물들어 갔다.
요즘 흔히 쓰는 신조어는 검색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뒤늦게 그때 했던 대화를 이해하고, 답을 기다리는 사람을 빤히 바라만 보는 바람에 상대를 당황케 하기도 했던 임시완. 늘 한 템포 쉬어가는 그의 화법으로 일상에서 매번 쉼 박자를 타고 나가는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반면 신세경은 그런 일상 속의 쉼이 허락되지 않는 화끈한 행동파였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은 속전속결로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고, 위기를 모면하거나 기회를 쟁취하게 위해선 재빠른 태세 전환도 가능했다.
이러한 속도차는 이들의 다름을 드러냈다. 첫 만남부터 물음에 물음으로 답했던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던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부터 뚝딱거리는 과정이 있었기에, '겸미 커플'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은 더욱 은은하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특히 신세경이 영화를 대하는 자세를 보고 의식하던 임시완의 행동은 그녀의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을 세심한 포인트로 살려냈다. 어두운 영화관을 아늑하다 여기고, 영화 상영이 끝나고 하나둘씩 떠나는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크레딧에 집중하는 신세경만의 영화 관람법을 배워갔던 것. 임시완은 그렇게 어설프게나마 그녀의 영화 루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배려했다.
23일 공개된 스틸 컷은 역으로 신세경이 임시완의 세계에 들어간 순간이 담겨 있다. 앞서 그녀는 전담 통역사로서 그의 일정에 동행하는 업무를 맡은 바. 국가대표이자 육상계 간판스타로 활약하는 임시완과 함께 하며 그의 루틴을 지켜보는 기회가 생긴다.
제작진은 "뭐든 빠르고 확실하게 해결해 나가는 게 직성인 신세경이 엿보게 될 임시완의 하루, 그 경험을 통해 그의 세계에 스며든 신세경의 이야기가 키포인트다. 너무나도 다르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펼쳐질 새로운 로맨스 서사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런 온' 3회는 오늘(23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